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아찔했다."
19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 김태형 감독은 잠실 KIA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환담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구단 직원이 김 감독에게 다가오더니 "수석코치가 급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라고 했다. 보고할 사항이 있다는 뜻.
갑작스러운 수석코치의 보고는 십중팔구 좋지 않은 케이스다. 김 감독은 20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아찔했다"라고 털어놨다. 예상대로였다. 19일 선발 등판할 예정이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었다. 김 감독은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진야곱과 이현호 뿐이었다. 진야곱으로 결정하고 김기태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라고 털어놨다.
▲정상적으로 출근한 니퍼트
알려진대로 니퍼트의 교통사고는 경미하다. 출근 중이던 니퍼트의 차를 다른 차가 뒤에서 들이받았으나 충격은 미미했다. 니퍼트는 정상적으로 잠실구장에 출근, 경기를 지켜봤다.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 구단 트레이너에게 간단히 점검을 받았다.
김 감독은 "니퍼트에게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도 좋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어차피 다음경기 선발투수는 일찍 퇴근하거나 해당 장소로 이동한다. 더구나 두산은 경기 후 부산 이동이 예정된 상황. 니퍼트에게 조금 더 휴식을 주고 싶은 김 감독의 배려였다.
그러나 니퍼트는 김 감독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하고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경기 후 선수단과 함께 정상적으로 부산 원정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곧바로 버스를 타면 허리가 아플 것 같다고 하더라"고 했다.
▲일요일 출격 가능성
니퍼트는 곧바로 등판 가능한 몸 상태다. 허리에 조금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큰 문제가 없다. 정상적이라면 니퍼트는 19일 잠실 KIA전 이후 25일 잠실 KT전 선발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일요일(22일)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유가 있다. 정상적인 로테이션이라면 22일 부산 롯데전 선발투수는 마이클 보우덴이다. 그러나 보우덴은 17일 잠실 KIA전서 6이닝 2실점하며 114구를 던졌다. 김 감독은 "보우덴이 화요일에 많이 던졌다. 니퍼트를 일요일에 넣고 보우덴을 다음주(24일 잠실 KT전을 의미)로 넘길 수도 있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114개의 공을 던진 투수가 4일 쉬고 5일만에 나서는 건 무리일 수 있다.
일단 니퍼트의 몸 상태를 21일에 최종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22일 등판이 여의치 않다면 그대로 보우덴이 22일에 나선다. 그러나 니퍼트가 22일에 나설 수 있다면 굳이 보우덴에게 5일 로테이션을 적용할 이유는 없다는 게 김 감독 견해. 시즌 초반이다. 핵심 선수를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 더구나 두산은 여유 있는 단독선두다. 니퍼트가 22일에 나선다면 두산 선발로테이션은 니퍼트~보우덴~장원준~허준혁~유희관으로 재편된다.
다만, 니퍼트의 투구내용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미한 교통사고라도 해도 심적, 육체적인 데미지는 분명히 있었다. 어쨌든 기존의 선발등판 준비루틴이 일정부분 깨졌다. 실전등판 간격에도 변화가 생겼다. 투구밸런스는 미세한 변화에도 흐트러질 수 있다.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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