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심플해졌죠."
두산 김재환의 홈런생산본능이 예사롭지 않다. 20일 부산 롯데전서 7번 좌익수로 선발출전, 4회 결승 투런포, 5회 솔로포로 연타석 홈런을 장식했다. 시즌 14호로 루이스 히메네스(LG, 13개)를 제치고 홈런 단독선두에 등극했다.
두 방 모두 대단했다. 3-4로 뒤진 4회초 무사 1루. 롯데 선발투수 김원중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 141km 바깥쪽 패스트볼을 공략, 비거리 105m 좌월 역전 투런포를 쳤다. 바깥쪽으로 달아나는 패스트볼을 툭 밀어서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의 홈런 테크닉이 향상됐다는 증거.
8-4로 앞선 5회초에는 엄청난 파워가 돋보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이성민에게 볼카운트 1B서 2구 144km 높은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비거리 140m 우월 장외 솔로포를 쳤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부산 사직구장 역대 8번째 장외홈런.
▲잡동작이 사라졌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의 홈런생산에 대해 "잡아당길 때 포인트가 좋다. 몸통 회전이 좋다"라고 평가했다. 김재환도 "잡동작이 사라졌다. 심플해졌다. 스프링캠프부터 중심이동 포인트를 조금 수정했다"라고 털어놨다.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갔다. 감재환은 "예전에는 공을 치러 나가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힘을 많이 줬다. 그러나 이제는 공이 맞을 때만 힘있게 때린다"라고 했다. 테이크 백부터 중심이동, 팔로우 스윙까지 물 흐르는 듯하면서도 타격 포인트에선 강하게 가격한다.
타격폼 수정 효과가 김재환 특유의 강한 파워와 함께 극대화됐다. 자신만의 타격 매커니즘이 정립됐다. 밸런스가 약간 흔들려도 홈런이 나온다. 김재환은 "첫번째 홈런(결승 투런포)은 타이밍이 조금 늦었는데 운 좋게 넘어갔다. 내 포인트(타격 스팟)에 맞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김재환은 올 시즌 7.14타수당 1홈런을 생산했다. 경이적인 페이스. 현 시점에선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찾아올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은 "이제는 자신만의 폼이 잡혔다"라고 확신했다.
▲무의식
김태형 감독은 "타격은 리듬이다. 타자는 타석에서 생각이 많으면 안 된다. 타격 폼에 너무 빠지면 나중에 폼이 더 흔들리고 리듬감이 흔들린다. 타자는 (투수의 투구에) 순간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폼을 지나치게 의식하다 정작 정확한 타격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뜻.
김재환도 타석에서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다. 특정 수치 혹은 수식어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장외홈런, 홈런 개수, 홈런을 친 장소, 타순 등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옛날에 못 치던 시절을 떠올리면 된다. 자만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김재환은 적절한 긴장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선다. 좋은 스윙 감각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많이 친 타자들의 타격 폼을 보고 연구를 많이 한다"라고 했다. 지금의 좋은 타격 리듬을 이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간결함과 무의식이다.
[김재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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