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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요즘 박신양을 보며 통쾌함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조들호로 분한 그는 불의로 가득한 세상에서 홀로 정의를 외치며 변화를 이끌어낸다.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져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그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끼는 건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마찬가지다.
박신양이 이처럼 사이다같은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건, 조들호라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는 뛰어난 연기력 덕분이다. 이러한 연기력은 오랜 기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꾸준히 쌓아온 덕분이기도 하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종영을 앞두고 박신양의 전작들을 돌아보기로 했다. 시청률 등을 고려해 나름 베스트 5를 선정해봤다.
5위. 1998년作 '내 마음을 뺏어봐'
'내 마음을 뺏어봐'는 IMF 한파가 몰아치던 1998년에 방송됐다. 20대 남녀의 도시생활을 그린 작품으로, 박신양과 함께 김남주가 호흡을 맞췄다. 18년 전 두 사람의 앳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내 마음을 뺏어봐'는 당시 홍콩 인기스타 여명이 한국어로 부른 주제가 '사랑한 후에'가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극중 박신양은 레지던트 의사 석찬으로, 김남주는 석찬을 좋아하는 미대생을 연기했다. 또 다른 남자주인공 한재석도 등장한다. 당시에도 각종 언론에서는 박신양의 연기를 극찬하며 새로운 멜로 스타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했다. 참고로, 이 드라마에는 전지현도 등장한다.
4위. 2008년作 '바람의 화원'
퓨전 사극인 '바람의 화원'은 동명의 베스트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의 일대기를 담았다. 특히 신윤복이 여자였다는 설정으로 주목받았으며, 신윤복 역을 맡은 문근영이 남장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방영 내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덕분에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많은 매니아들을 양산하기도 했다.
박신양은 극중 김홍도로 분해 열연했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장태유 PD는 '쩐의 전쟁'에 이어 차기작인 '바람의 화원'에까지 박신양을 캐스팅한 이유로 "연기폭이 넓고 선비 이미지에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신양은 19살 어린 문근영과의 호흡에도 어색함 없는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3위. 2011년作 '싸인'
총 20부작으로 방영된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신을 부검해 사인을 밝혀내는 법의관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메디컬 수사 드라마라는 장르를 내세운 '싸인'은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아닌,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차별화했다.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와 영화감독 장항준이 함께 극본을 집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박신양은 '싸인'에서 한국 최고의 법의학자 윤지훈 역을 맡았다. 최고의 실력을 갖췄지만 까칠한 성격을 지닌 인물이다. 입체적인 캐릭터인만큼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신양의 캐스팅은 불가피했다는 게 당시 제작사 측의 설명. 무엇보다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작품의 결말은 결국 윤지훈의 죽음으로 마무리돼 뜨거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2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자체 최고 기록을 깔끔하게 갈아치웠다.
2위. 2007년作 '쩐의 전쟁'
'쩐의 전쟁'은 '파리의 연인' 이후 박신양의 3년만의 복귀작이었다. '쩐의 전쟁'은 박인권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는 '돈'을 주제로 삶의 애환과 갈등, 사랑, 가족의 소중함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박신양은 극중 냉혹한 사채업자이면서 한편으로는 정의감에 불타는 금나라 역을 맡았다. 여주인공 서주경 역으로는 배우 박진희가 열연했다. 전작의 번접할 수 없는 인기 때문에 타이틀롤인 박신양에게도 적지않은 부담이었지만, '쩐의 전쟁'은 방송 3회만에 시청률 20%를 넘어섰다. 이후 평균 35%의 시청률을 기록한 '쩐의 전쟁'은 다시금 박신양의 진가를 확인하는 작품으로 우뚝섰다.
1위. 2004년作 '파리의 연인'
'파리의 연인'은 박신양에게는 평생의 꼬리표와 같은 드라마다. 사실상 박신양의 안방극장 흥행불패 신화가 이 작품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의 연인'은 첫 주연을 맡았던 김정은까지 톱스타로 만들었고, 방영 내내 숱한 기록들을 써내려갔다. 전형적인 '신데렐라형' 드라마임에도 호평에 호평을 얻은 끝에 57.6%(닐슨코리아)라는 믿기 힘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박신양은 재벌 2세로 분해 김정은과 뛰어난 호흡을 자랑했다. 분명 제벌 2세와 가난한 유학생이라는 매우 익숙한 구조임에도 박신양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해 여름 전국을 '한기주 신드롬'으로 물들였던 박신양은 결국 2004년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꿈의 시청률을 달성한 작품의 주인공에게 줄 수 있는, 어쩌면 당연히 줘야하는 상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MBC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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