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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MD리뷰] 정정아 "아나콘다 사건,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오열

시간2016-05-25 10:47:13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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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정정아가 일명 '아나콘다 사건'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24일 방송된 EBS '리얼극장 행복'에선 정정아가 아버지 정대근 씨와 중국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 그간의 오해를 풀고 화해하는 과정이 공개됐다.

지난 2005년 KBS 2TV '도전 지구탐험대' 촬영 당시 아나콘다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했던 정정아. 이후 프로그램은 폐지됐고, 정정아까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며 오랫동안 방송 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정정아는 당시 사고로 생긴 상처를 카메라 앞에 보여주며 "많이 아문 것이다. 처음에는 상처가 깊게 나 살이 들려서 안의 근육이 다 보였다"며 "아나콘다 이빨이 낚시 고리처럼 동그랗게 생겼다. 제 근육을 물고 있다가 제가 빼니까 이빨이 박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고가 "기사에 나올 거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그게 갑자기 기사로 뜨면서 언론이 알게 되고 방송국도 난리가 났다"면서 "'인지도가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해서 뜨려고 별짓을 다 하네. 돈 받아내려고 그러냐' 별의별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아버지가)'그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꾸려가는데 네가 없앴느냐. 가서 무조건 빌어라'고 했다"며 "감싸줘야 하는 게 가족인데, 어느 누구도 저를 비난하지 않았는데 아버지만 저를 비난했다"고 속상해했다.

또한 당시 합의금으로 1천만 원을 받았던 정정아는 "제가 출연료를 받기로 한 걸 그냥 합의금으로 받았었는데, '그 돈 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한 걸 생각하면 난 지금도 치가 떨린다'라고 (아버지가)얘기를 할 수 있는지 싶다. 순간 화가 나서 하신 말씀이신지 아니면 정말 지금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아버지 정씨는 당시 딸이 '아나콘다 사건'으로 오랫동안 쌓아올린 방송 경력을 잃게 될까봐 걱정했다. 정씨는 아내와의 대화에서 "촬영하며 손해를 입은 금액이 1억 원은 될 거다. '1억을 제작진에게 줄 테니, 너는 사과를 해라'. 촬영하다 보면 다치기도 하고 힘들어서 아프기도 하고 심지어 죽기도 하는데"라며 "그 사건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진다"고 답답해했다.

실제로 정정아는 '아나콘다 사건' 이후 방송 활동이 끊기며 어려움을 겪었다. "방송으로 먹고 사는 사람인데 방송이 끊기니까 아무것도 할 게 없더라. 그때 007가방을 들고 학동역 11번 출구에서 (액세서리를)팔았다."

이후 방송 활동을 위해 성형수술을 감행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했던 정정아는 "아버지 말 안 듣고 기어이 자기 고집대로 (성형을)했다고 다짜고짜 때리시더라"고 털어놓으며 "부모라고 해서 자기 의견에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자식한테 그렇게 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부녀의 갈등은 중국에서도 쉽사리 해소되지 못했다. 폭포를 바라보던 중 정정아는 "그냥 다 잊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아빠가 날 자꾸 죄인으로 만들어요. 자꾸 뉘우치라고 하는데!" 하며 억울해했다. 아버지 정씨는 "모든 것이 네 잘못이라고 생각해야지" 했지만, 정정아는 "왜요! 내가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자꾸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야돼요. 잘못 안 했어요. 내가 당한 거 얘기한 것도 잘못이에요"라며 오열했다.

사실 아버지 정씨는 불편한 다리로 평생을 살아온 장애를 지닌 몸이었고, 아버지의 보살핌을 못 받고 할머니 곁에서 자라다 열두 살 때 할머니마저 떠나 보낸 뒤 열여덟 살 때 서울로 와 자수성가한 인물이었다.

특히 서른네 살이 되어서야 아버지를 만나게 됐다는 정씨는 "(아버지의)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줄 줄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딸 정정아와 아버지 정씨는 속마음을 모두 꺼내놓자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농사를 짓는 현지인이 모는 소가 다리를 저는 것을 본 정정아는 눈물을 흘리며 "다리를 저는 게 아빠 생각이 난다"며 "우리 아빠도 저렇게 다리 아픈데 우리 먹여 살리려고 지금까지 일했는데" 하고 울었다.

그리고 아버지 정씨는 딸이 그동안 자신을 원망하고 무서워했다는 고백에 지난 날을 되돌아보며 "이제까지 마음고생 많이 한 것이 이제야 보인다. 그동안 내가 잘못한 게 많이 있었다"고 딸에게 털어놨다.

딸 정정아는 처음 듣는 아버지의 진심에 "진짜로 그렇게 생각해요?"라며 울며 물었고, 아버지 정씨는 "내 새끼고 내 자식인데 어떻게 널 미워하겠어. 너무 좋은 사람이 되라고 기대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지. 아빠 그런 사람 아니다"고 했다.

정정아는 오열하며 "눈 보고 말해요. 이제 진짜 그렇게 안 할 거죠?" 하며 "아빠 눈을 너무 쳐다보고 싶었어요. 무서워서 말고 그냥 아빠 눈을 보고 싶었어요"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살아온 인생 그렇게 사신 거 정말 존경합니다. 근데 딸로서 원망과 분노가 많아서 존경한다는 말을 차마 못 드렸어요. 아버지도 고생 많이 하셨어요"라고 눈물을 멈출 줄 몰랐고, 아버지 정씨는 "좋은 짝을 만나서 결혼도 해라. 결혼하기 전에 사랑스러운 아빠가 되어줄게"라고 약속하며 딸을 위로했다.

[사진 = EBS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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