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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의 기대작 16부작 새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극본 최윤교 연출 김경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5일 공개된 첫 방송은 여주인공 심보늬(황정음)와 남주인공 제수호(류준열)의 개인사와 둘의 첫 만남을 집중적으로 그렸다.
▲ 미신 소재 신선…첫 만남은 식상
'운빨로맨스' 웹툰의 가장 큰 특징인 미신으로 인해 두 남녀가 얽히는 설정은 그대로 가져왔다. 기존 드라마에서 흔히 사용하지 않는 소재라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 기대된다.
심보늬가 미신에 집착하는 이유도 첫 회에 곧바로 공개됐다. 식물인간인 동생을 살리기 위해 무속인의 지시를 따랐던 것으로 '호랑이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라'는 말에 심보늬와 호랑이띠 제수호의 인연이 이어지게 된다.
작품의 개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되어 온 '우연의 반복'은 '운빨로맨스'도 버리지 못했다. 카지노에서의 첫 만남, 공원 벤치에서의 두 번째 만남, 프로그램 시연회에서의 세 번째 만남, 술취한 후 밤거리에서의 네 번째 만남 등 심보늬와 제수호는 첫 회 동안만 네 차례 우연히 만났다.
'운명이기 때문'이란 이유가 늘 '우연의 반복'을 감싸지만, 운명적 만남을 그리는 방법이 굳이 우연을 반복하는 방법 하나뿐인 건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케미'는 특급…전작의 여운은 숙제
'믿보황' 황정음과 '어남류' 류준열은 기대 이상의 호흡이었다. 특히 매 작품 상대 남자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황정음은 이번에도 류준열과의 장면에서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류준열의 코믹한 매력까지 은근히 끄집어 올렸다.
황정음은 MBC에서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에 이어 세 번째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크게 히트한 까닭에 시청자들에게 남아있는 전작 캐릭터들의 잔상을 얼마나 지우느냐가 관건이다. 류준열 역시 전작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1988'에서의 까칠하지만 은근히 다정한 정환의 이미지를 제수호에서 겹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황정음은 제작발표회에서 연기가 크게 달라질 수는 없다고 인정하는 한편 "상대 배우는 바뀌었고, 이 친구(류준열)와 저 안에서 또 다른 케미가 나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 '짠돌이 회사원→게임회사 CEO' 정말 신의 한수였을까?
원작 웹툰에서 남주인공이 짠돌이 회사원으로 돈을 모아 건물을 산 인물로 그려진 것과 달리 드라마에선 게임회사 CEO로 설정 변경됐다.
웹툰과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인데, 가난한 여주인공과 짠돌이의 만남이 CEO와의 만남으로 바뀌며 비슷한 장르의 타 드라마들에서 본 익숙한 분위기가 되어 버린 측면이 있다.
천재 소년으로 불렸던 제수호에게 트라우마가 있다는 설정이 삽입되긴 했으나, 황정음의 전작 '그녀는 예뻤다'에서도 이유는 다르지만 남주인공 지성준(박서준)에게 트라우마가 있었던 상황이 떠오른다.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 김경희 PD는 남주인공의 설정 변경과 관련 "짠돌이 설정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가 드라마의 남주인공으로 행동하는 데 제약이 있더라"며 "대한민국 청춘들이 힘든데 '돈을 아끼면 너희도 몇 억짜리 건물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인공이지 않나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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