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빅이닝 제조기다.
빅이닝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는 한 이닝 3득점 이상을 의미한다. 그런데 타자들의 테크닉이 발달한 현대야구에서 한 이닝 3득점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대부분 구단이 한 이닝에 3점을 내주면 이후 곧바로 한 이닝에 3점을 만회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결국 상대에 치명타를 안기려면 한 이닝 5득점 정도는 올려야 한다는 게 대다수 야구관계자 의견이다. 실제 팽팽한 1~3점차 박빙승부서 한 이닝 5득점이 나오면 경기 흐름이 급변한다. 1~3점 앞선 팀이 5점을 추가하면 승리를 굳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1~3점 뒤진 팀이 5점을 올려 승부를 뒤집으면 상대의 기세가 확 꺾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5점 이상 빅이닝을 기록한 팀의 승률은 높은 편이다.
▲두산의 저력
올 시즌 초반 한 이닝 5득점 이상 빅이닝을 살펴보면 선두 두산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다. 두산은 올 시즌 5득점 기준 빅이닝을 13차례 기록했다. 리그에서 최다기록. 승률도 좋다. 11경기서 10승1무다. 2경기서 5득점 이상 빅이닝 두 차례를 달성했고, 어김 없이 승리로 이어졌다. 기본적으로 마운드가 탄탄해 5득점 이상 빅이닝을 기록하면 다른 팀들보다 승리할 확률이 더 높다.
두산은 25일 잠실 KT전서 2회 6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8회 7실점하며 추격을 당했지만, 경기 중반까지 뽑아놓은 득점이 많아서 승리에 지장은 없었다. 이날 포함 두산이 빅이닝을 허용했던 6경기 성적도 2승3패1무로 준수하다. 10일 인천 SK전의 경우 3회 5실점하며 빅이닝을 허용했다. 3-0으로 앞섰으나 3-7까지 밀렸다. 그러나 7~8회 3득점, 9회 2득점하며 재역전승, 저력을 과시했다.
한편, 한 이닝 5득점 이상 빅이닝을 두 번째로 가장 많이 해낸 팀은 삼성(11차례)이다. 예년보다 타선이 확연히 약해졌지만, 저력은 여전하다. 뒤이어 KT가 10차례, 롯데가 9차례 해냈다. 반면 5득점 기준 빅이닝을 가장 많이 허용한 팀은 최하위 한화(17차례)다. 가장 적게 허용한 SK(4차례)와 크게 비교된다.
▲두산의 이유있는 빅이닝
두산은 5월에만 5득점 빅이닝을 7차례 해냈다. 최근 타격 페이스 활황세를 대변하는 기록. 김태형 감독은 고정라인업을 선호한다. 그러나 5월 들어 주축들의 부상, 체력 안배를 위한 선발제외 등을 이유로 라인업 변동이 심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5득점 기준 빅이닝을 꾸준히 만들어낸다.
주전과 백업, 상~하위타선 구분 없이 폭발력을 갖고 있다. 연속안타를 수 차례 터트릴 정도의 응집력이 좋다. 리그 선두를 질주하는 팀 홈런(57개)도 빅이닝의 동력. 이미 1~3점을 따낸 상황서 2~3점 홈런을 터트려 승기를 완벽히 틀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영양가 만점 홈런.
실제 25일 잠실 KT전 2회 6득점의 경우 선두타자 오재일의 스트레이트 볼넷을 시작으로 2사 이후에만 4타자 연속 안타로 5득점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2루타 이상의 장타는 단 1방이었다. 끈끈한 두산타선의 실체다.
빅이닝의 장점은 이후 경기운영이 수월해진다는 점이다. 빅이닝을 통해 승부가 갈리면 일부 주전 야수들에게 경기 막판 휴식을 줄 수 있다. 또한, 굳이 필승계투조 가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쉽게 한 경기를 잡으면 다음 경기에 총력전을 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할 수 있다. 반대로 빅이닝으로 승부를 뒤집은 뒤 역전승할 경우 사기가 오른다. 두산이 5득점 이상 빅이닝을 통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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