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터줏대감들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KBO리그 개막 2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개인타이틀 경쟁은 신선했다. 상위권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뉴 페이스들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온이 올라가면서 서서히 터줏대감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 야수 개인타이틀이 그렇다.
시즌 초반 개인 타이틀을 점령했던 뉴 페이스들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시즌 초반 폭발적인 홈런과 타점 페이스를 자랑한 김재환(두산), 정의윤(SK)의 최근 흐름은 아주 좋을 때만큼은 아니다. 아직 시즌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 개인타이틀 경쟁은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테임즈와 최형우의 반격
에릭 테임즈(NC)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주 4경기서 14타수 7안타(2홈런) 3타점 7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홈런(15개) 선두로 올라섰다. 타율도 0.380으로 2위에 올랐다. 타점 4위(42개), 득점 3위(43개)다. 장타율(0.766)은 독보적인 1위다. 출루율(0.477)도 1위.
테임즈는 시즌 초반에도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단지 뉴 페이스들이 워낙 강력했을 뿐이다. 테임즈는 경기를 치를수록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어느새 각 부문 상위권을 점령했다. 그의 기세에 김재환과 루이스 히메네스(LG)의 홈런 양강 구도가 깨졌다. 타점도 정의윤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 도루는 4개에 불과하지만,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에는 굳이 권장하지 않는 분야. 테임즈는 29일 광주 KIA전서 결장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닌 듯하다.
최형우(삼성)는 타점 1위(48개)로 올라섰다. 최근 10경기서 6타점을 쓸어담았다. 27~29일 SK와의 3연전서만 4개를 기록했다. 반면 정의윤은 삼성 3연전서 단 1개의 타점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최형우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최형우는 조용히 강하다. 타점 외에는 단 1개의 부문도 선두를 점령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홈런 6위(11개), 타격 6위(0.354), 최다안타 4위(64개), 장타율 4위(0.619), 출루율 5위(0.452)다. 득점과 도루를 제외하면 거의 전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테임즈, 최형우 등 개인타이틀 홀더 경험이 있는 타자들은 장기레이스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는 노하우가 있다. 이 부분이 무섭다.
▲뉴 페이스들의 첫 고비
뉴 페이스들은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올 시즌 홈런 스윙에 눈을 뜬 김재환은 20일 부산 롯데전서 연타석 홈런을 친 뒤 홈런 소식이 끊겼다. 최근 8경기 연속 무홈런. 종전까지 그의 홈런 침묵이 가장 길었던 시점은 11일 인천 SK전~14일 고척 넥센전의 4경기였다. 사실 홈런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전체적으로 타격 페이스가 하락세다. 지난주 KT~LG 6연전서 17타수 2안타 2타점에 그쳤다.
지금이 또 다른 분수령이다. 그는 2008년 데뷔 후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러본 적이 없다. 타격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다시 치고 올라온 경험이 부족하다. 이 고비를 딛고 일어서야 진짜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두산 타선에서 김재환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최근 숨 고르기로 팀 내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은 낮다.
정의윤의 경우 타격 페이스는 여전히 좋다. 최근 10경기서도 0.359다. 29일 인천 삼성전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26일 창원 NC전서 5안타를 몰아치는 등 안타생산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서 타점은 단 2개에 그쳤다. 아무래도 정의윤 앞에 등장하는 타자들의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 부분은 정의윤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편, 타격 선두를 달리는 김문호(롯데)는 여전히 0.415로 독보적이다. 최근 10경기서도 0.409. 다만, 29일 대전 한화전 무안타로 연속경기안타를 20경기서 마감했다. 올 시즌 그의 무안타 경기는 단 5차례였다. 2경기 연속 무안타는 한 번도 없었다. 아직 2위 테임즈에겐 3푼5리 앞선다. 언젠가 찾아올 슬럼프를 짧게 끝낼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 김재환처럼 김문호 역시 풀타임 경험이 거의 없다. 능수능란한 페이스 조절능력을 검증받지 못했다. 역대 타격왕들은 장기레이스에서 타격 페이스 관리에 능했다.
[테임즈(위), 최형우(가운데), 김재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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