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두산 외야진은 2015년과 운영방식의 차이가 있다.
지난해의 경우 좌익수 김현수, 중견수 정수빈, 우익수 민병헌 체제가 확고부동했다. 정진호와 박건우가 백업으로 뒤를 받쳤지만, 기본적인 구도는 명확했다. 그러나 2015시즌을 끝으로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하면서 올 시즌 두산 외야진 구도는 바뀌었다.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좌익수 경쟁을 시켰다. 김재환에게 좌익수 수비훈련을 지시했지만, 보험용 성격이 강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박건우를 주전 좌익수로 쓰려고 일찌감치 결심했다.
개막 후 2개월이 흘렀다. 김 감독은 박건우와 김재환을 동시에 주전으로 활용 중이다. 김재환이 타격에 눈을 뜨면서 좌익수로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 대신 박건우가 우익수로 이동했다. 민병헌은 중견수로 이동했다. 결국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이 백업으로 밀려났다. 현재 두산 외야진은 좌익수 김재환, 중견수 민병헌, 우익수 박건우가 기본적인 구도다. 정수빈과 신인 조수행이 뒤를 받친다.
▲김재환·박건우 공존배경
경쟁관계의 김재환과 박건우가 어째서 공존할까. 배경과 이유가 있다. 일단 김재환이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다. 최근 페이스가 다소 주춤하지만, 홈런 14개로 2위를 달린다. 개막엔트리에서 빠진 뒤 4월 중순에서야 1군에 합류한 타자라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페이스. 여기에 오재일이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했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의 장타력도 완전히 살아났다.
결국 김 감독은 3명의 1루수 요원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좌익수 김재환, 1루수 오재일, 지명타자 에반스로 교통정리를 했다. 3명 중 오재일의 1루 수비가 가장 좋다. 에반스는 1루수는 가능하지만, 외야는 썩 적합하지 않다는 게 김 감독 결론. 지명타자로 자리매김하면서 김재환이 자연스럽게 주전 좌익수를 꿰찼다. 이 구도가 5월 초~중순에 형성됐다.
그때부터 개막 주전좌익수 박건우가 우익수로 이동했다. 그러면서 민병헌이 중견수로 갔고, 정수빈이 벤치로 밀려났다. 이 구도는 공격력을 극대화한 것이다. 김 감독은 "수비만 보면 수빈이가 건우보다 낫다"라고 했다. 그러나 정수빈의 타격감이 조금 좋지 않았고, 한 차례 잔부상을 겪으면서 밀려났다. 대신 민병헌과 박건우는 꾸준한 타격 페이스를 자랑한다. 민병헌은 발이 빠르기 때문에 외야 커버 범위가 넓다. 때문에 우익수뿐 아니라 중견수로도 적합하다는 게 김 감독 판단이다.
▲정수빈·조수행 활용
김재환은 좌익수 수비가 능숙한 편은 아니다. 29일 잠실 LG전서도 2회초 루이스 히메네스의 정면 타구에 대한 계산을 재빨리 하지 못했다. 처음에 서 있는 지점에서 앞으로 나오다가 뒤로 물러나는 사이 타구가 자신의 뒤로 넘어갔다. 2루타가 됐다. 본래 외야수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타구에 대한 판단이 가장 어렵다. 그러나 아주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다. 두산은 1회말 먼저 5점을 뽑아냈으나 2회 김재환의 미숙한 플레이를 빌미로 4점을 내줬다. 김 감독은 채은성, 손주인의 연속안타가 나온 뒤 김재환을 뺐다. 김 감독 스타일을 감안하면 이닝 도중 야수 교체는 상당히 이례적이었다.
김 감독은 정수빈을 투입했다. 좌익수 박건우~중견수 정수빈~우익수 민병헌 체제로 바꿨다. 시즌 초반의 주전구도였다. 이 라인업이 공격과 수비 밸런스 측면에서는 최상이다. 김 감독이 이대로 김재환 좌익수 카드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수비실수 한 차례로 선수의 기를 죽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수비 강화 차원에서 정수빈을 적절히 활용 가능성은 있다. 조수행도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범위가 돋보이는 백업 외야수다. 주루플레이에 능해 활용폭도 넓다.
변수가 생겼다. 박건우가 7회초 무사 1,2루 상황서 유강남의 파울타구를 잡으려다 펜스와 부딪히면서 부상했다. 응급차에 실려간 박건우의 향후 행보는 불투명한 상태. 만약 박건우가 당분간 뛸 수 없다면 좌익수 김재환~중견수 정수빈~우익수 민병헌 체제가 가동될 수 있다. 김 감독에 따르면, 2군에서 콜업될 수 있는 외야수 1순위는 정진호다. 김인태, 이우성 등도 퓨처스리그서 활약 중이다.
[김재환(위), 박건우(가운데), 정수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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