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주찬이 전 경기에 출전 중이다.
KIA로선 고무적이고, 흥분되는 대목이다. 그는 2000년에 삼성에서 데뷔했다. 작년까지 롯데, KIA에서 16시즌 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은 단 7시즌에 불과했다. FA를 통해 KIA로 이적한 뒤에도 2014년 딱 100경기에 나선 게 최다출전이었다.
데뷔할 때부터 빠른 발, 정교한 타격을 갖춘 외야수로 정평이 났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손목, 햄스트링 등 각종 잔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특히 KIA에서 FA로 많은 돈을 받으면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유리몸'이라는 좋지 않은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올 시즌 환골탈태했다. 46경기서 타율 0.335 6홈런 34타점 35득점 5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KIA에서 전 경기 출전 중인 유일한 선수. 아직 정규시즌이 개막한 뒤 김주찬에게서 아프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이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인원을 1군에서 고루 기용하는 스타일인 걸 감안하면 김주찬의 행보는 의미 있다.
▲붙박이 좌익수
김주찬은 3월 13일 시범경기 광주 넥센전서 투수의 투구에 왼쪽 손목을 맞았다. 그러나 심한 부상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 초반까지 김주찬을 지명타자로만 활용했다. 썩 좋지 않은 허벅지 상태를 감안한 기용법. 김주찬은 4월 중순 이후 붙박이 좌익수를 맡았다. 건강하니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다.
김 감독은 김주찬을 올 시즌 내내 꾸준히 좌익수로 내보낼 계획인 듯하다. 상황에 따라 라인업, 포지션을 많이 바꾸기로 유명하지만, 어디까지나 KIA 야수진의 현실을 감안한 대처다. 김 감독 역시 "고정라인업, 고정포지션이 가장 좋다"라고 말하는 지도자다. 건강한 김주찬의 좌익수 대체자는 없다. 중견수와 우익수에 주로 젊은 야수들이 많이 포진하면서 베테랑 김주찬의 외야 존재감이 크다.
▲1번·3번 다 된다
김주찬은 올 시즌 1번타자와 3번타자를 번갈아 맡는다. 최근에는 김호령이 톱타자를 맡고 김주찬이 3번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건강하니 역량을 마음껏 뽐낸다. 3번에서 101타수 33안타 타율 0.327 4홈런 26타점, 1번에서 74타수 24안타 타율 0.324 2홈런 5타점이다. 표본은 적지만, 5번에서도 6타수 3안타 타율 5할로 좋다. 결국 4월 15일 광주 넥센전서 사이클링히트까지 달성했다.
다만, 도루는 자제하는 분위기. 그는 2010년 65도루를 기록했다. 30도루만 5차례 돌파한 준족이다. 그러나 올 시즌 10개를 시도, 5개 성공할 정도로 예전의 생산력과는 거리가 있다. 나이도 먹었다. 잔부상 재발 우려를 감안하면 도루를 자제하는 게 현명하다. 김주찬 뒤에 들어서는 나지완, 브렛 필, 이범호의 일발장타로 득점하는 게 훨씬 낫다. 그러나 도루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격적인 주루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건강한 그는 여전히 위협적인 주자다.
▲풀타임 관건은 체력
김주찬이 건강하게 뛸 때 KIA가 얻는 효과는 확인됐다. 그렇다면 김주찬이 실제로 풀타임을 뛸 수 있을까. 아직 시즌 개막 2개월이 흘렀을 뿐이다. 김 감독과 김주찬 모두 풀타임에 대해선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건 건강, 특히 건강한 현 시점에선 체력이다. 어느덧 김주찬의 나이도 만 35세. 특별히 아프지 않은 상황서 체력관리를 잘해야 144경기를 다 뛸 수 있다. 시즌 중반까지 돌발 부상을 당하지 않고 체력관리만 효율적으로 한다면, 풀타임에 도전할 수 있는 호기인 건 분명하다. 더구나 김주찬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계약이 만료된다. 개인적으로도 확실하게 동기부여가 돼 있다.
[김주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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