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타자가 스퀴즈를 잘 했다."
지난달 31일 잠실 LG-KIA전. 연장 12회 무승부라는 결과 외에도 경기내용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1-1 동점이던 4회초 1사 2,3루 찬스에서 KIA 한승택이 시도한 스퀴즈번트였다. 당시 한승택의 스퀴즈번트는 KIA 김기태 감독의 사인에 의해 나왔다. 그렇다고 해도 한승택의 스퀴즈가 경기 흐름을 크게 바꿔놓았다.
볼카운트 2B1S. 타자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1B1S서 LG 선발투수 이준형의 폭투로 동점이 된 상황. LG 양상문 감독도 한승택이 스퀴즈를 시도할 수 있다고 느꼈다. 양 감독은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기분이 조금 이상해서 배터리에게 변화구 구사를 지시했다"라고 털어놨다.
보통 한승택 정도의 저연차 타자들은 번트 사인이 나오면 직구에 맞춰 시도하려고 하지만, 막상 경험이 부족해 투수의 변화구에 몸이 휘청거려 방망이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그걸 노리고 변화구를 주문했는데 승택이가 정확하게 대더라. 대처하지 못할 것으로 봤는데 아니었다"라고 놀라워했다.
한승택의 스퀴즈 번트 타구는 투수 이준형의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타구는 대시하던 이준형의 글러브를 스쳐 지나갔다.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수습하려고 했지만, 역시 실패. 그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KIA가 3-1로 역전했다.
양 감독은 "준형이는 본래 번트 수비가 좋은 투수다. 아마도 그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라면서 "좀 더 경험이 쌓이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이준형을 감쌌다. 이준형은 이날 4⅔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양 감독은 5회 2사에서 퀵후크를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양상문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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