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참패였다. 하지만 희망도 있다.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빛난 ‘Made in K리그’ 주세종(26·서울)과 이재성(24·전북)이 그 주인공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벌어진 스페인과의 친선경기서 1-6으로 완패를 당했다. 한국이 A매치서 6골을 허용한 건 1996년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 2-6 패배 후 20년 만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해 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전 1-2 패배 이후 이어진 16경기 무패행진(13승3무)도 마감됐다. 또한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은 경기당 0.2실점도 스페인 앞에 산산조각이 났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16분 부진했던 손흥민, 한국영을 불러들이고 주세종과 이재성을 투입했다. 둘은 K리그 일정으로 인해 뒤늦게 유럽 원정에 합류했다. 선발이 아닌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이유다. 시차적응 등 모든 면에서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둘은 들어가자마자 스페인을 흔들었다. 무엇보다 세계 최강 스페인을 상대로 전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도 1번 밖에 하지 못한 슈팅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38분 주세종의 만회골이 터졌다. 이미 6골을 실점한 상황에서 터진 값진 골이었다. 2명의 K리거가 만든 골이기도 했다. 이재성의 패스를 주세종이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어둠’만이 가득했던 스페인에서 한국이 만든 유일한 ‘빛’이었다.
주세종과 이재성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핫 한 선수들이다. 주세종은 최근 서울에서 신진호의 빈자리를 메우며 주목을 받았다. 패스는 물론 프리킥 능력까지 갖췄다. 지난 해 ‘영플레이어상’ 빛나는 이재성은 올해도 전북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다.
유럽파의 부진이 도드라진 가운데 K리그가 만든 주세종과 이재성의 활약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줬다. 물론 한 경기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K리그가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판이기도 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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