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천천히 베이스를 도니까 어색하더라고요.”
최근 kt에는 하루하루 감동의 드라마를 써나가고 있는 선수가 있다. 지난 4월 22일 프로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낸데 이어 5월 31일에는 첫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그 주인공은 바로 외야수 전민수다.
전민수는 덕수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을 정도로 타격에 일가견이 있었으나 다리와 어깨 부상으로 정작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2008년 2차 4라운드 전체 27순위로 우리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2008년 11경기 14타수 무안타, 2009년 4경기 6타수 무안타가 전부였다.
넥센에서 방출을 겪은 전민수는 2014년 kt 유니폼을 입고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93경기 타율 0.395 8홈런 46타점으로 재능을 부활시켰고 결국 올해 2군 9경기 타율 0.474의 성적을 발판으로 4월 16일부터 조범현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전민수는 지난 4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팀이 1-2로 뒤진 4회초 무사 만루서 정인욱에게 2타점 역전 2루타를 뽑아내며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 안타는 당시 결승타로 기록됐다. 게다가 5월 31일 사직 롯데전에선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2구째 143km 몸쪽 직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첫 홈런포였다.
전민수의 현재 성적은 33경기 타율 0.325 1홈런 14타점 장타율 0.455 출루율 0.395. 조 감독은 그에 대해 “밥만 먹으면 방망이를 잡고 스윙 연습을 한다. 그런 노력이 지금의 전민수를 만든 것이다. 1군에서 버티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라고 극찬했다. 1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낸 전민수를 만나볼 수 있었다.
-린드블럼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냈는데.
“첫 홈런 전에도 몇 번 펜스를 맞춘 적은 있었다. 31일에도 공을 치고 느낌이 좋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처음에 전력질주를 했다. 막상 넘어가고 베이스를 천천히 도니까 어색하더라. 기분은 그냥 덤덤했다. 얼떨떨하기도 했다.”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받았을텐데.
“일단 어머니, 동생, 친척 분들에게 연락이 왔다. 어머니는 그 동안 고생했다고 말씀해주셨다. 동생도 홈런 치는 장면을 캡처해서 보내줬다.”
-첫 안타와 첫 홈런 중에서 언제가 더 기뻤는가.
“사실은 첫 안타 때가 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 때는 내 안타가 결승타로 기록되며 팀이 이겼기 때문이다. 31일에도 홈런을 치고 기뻤지만 팀이 패했고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 마음을 내색하기 힘들었다.”
-요즘 1군에서 야구를 하는 기분이 어떤지.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다. (유)한준이 형의 부상이라 많이 부족한데도 경기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 이왕 나가는 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자는 생각을 항상 갖는다.”
-이제 팬들이 많이 알아본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내가 경기 후 연습을 한 뒤 경기장에서 늦게 나가도 기다려주시는 팬들이 있다. 웬만하면 사진도 다 찍어드리고 사인도 다 해드리려고 한다. 감사할 뿐이다.
-올 시즌 목표는.
“수치로 목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가장 큰 목표는 1군에 남는 것이다. 규정 타석을 못 채워도 3할 이상을 치고 싶다. 외야수이기 때문에 공격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에서 어떤 타자가 되고 싶은가.
“장타율이 뒷받침되며 3할을 유지하는 타자가 되고 싶다. 손아섭(롯데), 추신수(텍사스) 선배를 가장 좋아한다. 매 시즌 최소 10개의 홈런도 때려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렇게 기회를 주시고 나를 예쁘게 봐주신 조범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야구는 많이 공부해야 하고 연구해야 하는 종목인 것 같다. 많이 아픔을 겪어서 그런지 간절함이 생겼다. 지난 팬 페스티벌 때 말한 것처럼 kt에서 대체 불가한 선수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전민수. 사진 = kt 위즈 제공,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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