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준익 감독이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묵직한 여운을 안겼다.
3일 오후 8시 30분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영화 부문 대상은 영화 ‘사도’와 ‘동주’로 대한민국 관객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던 이준익 감독에게 돌아갔다.
무대에 오른 이준익 감독은 우선 ‘사도’의 송강호, 유아인, 전혜진 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후 ‘동주’로 긴 수상 소감을 이어나갔다.
충무로 스타배우들이 총출동한 ‘사도’는 총 제작비 약 95억원(순제작비 약 65억원)에 4대 배급사 중 한 곳인 쇼박스에서 배급을 맡았고, ‘님은 먼 곳에’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등을 선보인 타이거픽쳐스에서 제작한 작품. 반면 ‘동주’는 강하늘과 박정민이라는 속이 꽉찬 실속 있는 배우들과 제작비 약 5~6억원으로 완성된 저예산 영화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적은 제작비 때문에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 여기에 메가박스(주)플러스엠이라는 상대적으로 자그마한 배급사가 배급, 자급자족으로 영화를 만들어 온 신연식 감독이 설립한 제작사 루스이소니도스가 제작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지만, 건강한 아이 보다 몸이 약한 자식이 안쓰럽고 마음 쓰이며 더 대견한 건 당연한 이치.
이준익 감독은 “‘동주’는 흑백에 저예산 영화다. 그런데 이런 대상을 받을 만한, 주목을 받을 만한 작품으로 자리매김 된 것이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감독으로서 윤동주 시인을 영화로 만들려고 할 때 가졌던 걱정과 염려가 있었다. 누구나 사랑하는 윤동주 시인을 잘 못 그리면 어쩌나 우려가 컸는데 결과적으로 같이 작업을 한 신연식 작가, 제작자로서 역할을 한 신연식 감독의 힘이 컸다. 또 같이 작업했던 많지 않은 저예산 영화의 스태프, 아까 상을 받은 송몽규 역을 맡은 박정민(제52회 백상예술대상 남자 신인 연기상 수상) 배우 그리고 강하늘 배우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송몽규 같은 우리가 알지 못하고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대에 살았던 아름다운 청년들, 또 지금 이 시대의 송몽규들에게 많은 위로와 응원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동주’가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사도’ 역시 빼어난 작품임에 틀림없지만 ‘동주’가 여러 천만 영화, 대작 영화들과 경쟁에서 이준익 감독이 대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일조 한 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작은 영화의 승리이며, 거대 공룡들의 틈바구니에서 고군분투한 작은 영화를 향한 평단과 관객의 지지이기도 하다. 또 이준익 감독이 말한 것처럼 의미 있는 과정을 일궜지만 결과를 내지 못해 기억되지 못한 혹은 그런 과정에 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송몽규들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위로, 응원으로 볼 수도 있다. 의미 있는 작은 영화 ‘동주’가 자신의 힘으로 큰 울림을 일궈낸 셈이다.
작지만 힘있는 영화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던 청춘을 그린 작품으로 대한민국 영화사상 최초로 시인 윤동주의 삶을 스크린에 녹여냈다. 이준익 감독의 깊이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깊은 감동을 선사, 저예산 흑백 영화임에도 관객들의 지지에 힘입어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준익 감독과 '동주'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JTBC 방송 캡처,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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