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 번은 이런 고비가 올 줄 알았다."
선두를 질주하는 두산에 위기가 닥쳤다. 갑작스럽게 부상으로 3명의 선수가 이탈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등에 담 증세를 호소, 3일 잠실 SK전 선발등판이 취소됐다. 주전 포수 양의지는 2일 창원 NC전서 2루 견제구에 슬라이딩하다 왼 발목이 꺾였다. 1군에서 제외됐다. 4번타자 오재일은 고질적인 옆구리 통증을 호소, 3일 경기에 결장했다.
두산은 특유의 저력을 발휘, SK에 4-1로 이겼다. 임시 선발 고원준이 5이닝 1실점 호투했다. 백업포수 박세혁이 선발출전, SK 타선을 1득점으로 막는 데 일조했다. 오재일 공백은 김재환과 닉 에반스가 적절히 메워냈다.
문제는 앞으로의 일정.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양의지를 두고 김태형 감독은 "생각보다 괜찮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오재일의 경우 4일 경기서 복귀할 수 있다. 니퍼트도 다음주 선발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오재일과 니퍼트의 경우 몸 상태를 지켜보고 복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들의 등장
니퍼트를 대신한 고원준의 투구가 괜찮았다. 롯데 시절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선발 경쟁에서 밀렸지만, 그동안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했다. 3일 경기서 패스트볼 최고 142km를 찍었다. 패스트볼 스피드가 조금 향상되면서 슬라이더와 투심패스트볼 위력이 극대화됐다. 고원준은 "올 시즌 초반 담도 걸리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서 고전했다. 지금은 괜찮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고원준을 롱 릴리프 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니퍼트의 복귀가 늦어질 경우 대체 선발로 나서야 한다. 고원준이 이렇게만 던진다면 니퍼트의 복귀를 서두를 이유는 전혀 없다. 지난해 니퍼트가 각종 부상에 시달리다 충분히 재활한 뒤 포스트시즌서 맹활약한 사례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박세혁은 당분간 주전포수로 뛴다. 양의지가 1군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최소 열흘은 그렇다. 경우에 따라 열흘이 넘어갈 수도 있다. 박세혁은 상무 시절 호흡을 맞췄던 고원준을 두고 "원래 슬라이더가 좋은 투수다. 슬라이더가 좋아서 많이 요구했고, SK 타자들이 패스트볼에 강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양)의지 형의 볼배합, 리드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매 경기 복기를 잘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타격보다는 포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중심타선은 이상 없다
양의지와 오재일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면서 플랜B가 가동됐다. 중심타선은 민병헌~김재환~닉 에반스로 재편됐다. 김재환이 4번, 에반스가 1루수를 맡았다.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김재환과 에반스가 클린업트리오에 들어오면서 하위타선이 약해졌다. 그래도 중심타선 위력은 여전했다. 김재환과 에반스는 3일 경기서 나란히 1타점 적시타와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타선의 전체적인 짜임새는 괜찮았다.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돌아서면서 정수빈과 박건우가 오랜만에 주전 외야수로 동시에 기용됐다. 박건우와 정수빈이 테이블세터를 구성하고 오재원이 6번으로 내려가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맞췄다. 박세혁이 8번에 배치됐지만, 원래 공격력이 좋은 포수다. 하위타선도 무시할 수 없다.
양의지와 오재일 공백이 길어지면 장타력 측면에선 분명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플랜B 타선의 짜임새도 훌륭하다. 니퍼트 공백마저 길어질 경우 자연스럽게 플랜B의 진정한 경쟁력이 확인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전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고원준과 두산 야수들(위), 박세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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