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성우호 가드진은 곧 우리은행 가드진이다.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하는 여자농구대표팀. 가드진은 우리은행 3인방이 맡는다. 박혜진, 이승아, 이은혜가 적절히 1~2번을 구성한다. 이미선이 은퇴했다. 이경은(KDB생명)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위성우 감독은 공격농구를 선언했다. 제공권과 수비력을 유지한 상황서 얼리오펜스와 외곽슛 위주의 패턴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가드진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세 사람은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때문에 1~2번간의 호흡은 문제될 게 없다.
▲박혜진·이승아 주전조합 유력
위 감독은 "혜진이와 승아가 1~2번을 맡아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우리은행에서 두 사람이 함께 뛸 때 이승아가 1번, 박혜진이 2번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박혜진이 1번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다. 올림픽 최종예선서도 두 사람이 번갈아 1~2번을 맡는다.
특히 위 감독은 박혜진의 주전 1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박혜진은 전통적인 의미의 포인트가드 스타일은 아니다. 2번에 가까운 1번. 패스센스보다는 돌파력과 클러치능력이 돋보인다. 박혜진의 1번 비중을 높이는 건 하프코트에서 치고 올라오는 것과 기본적인 볼배급을 맡기겠다는 의미다.
위 감독은 "은혜는 신장이 조금 작다"라고 했다. 이은혜의 신장은 168cm. 국제대회서 이 정도의 신장은 매치업에서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박혜진과 이승아는 각각 178cm, 176cm. 박혜진과 이승아가 볼을 운반해야 신장과 파워가 좋은 벨라루스, 나이지리아 가드진으로부터 최대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은혜는 강점인 수비에 비중을 두고 활용하면 된다.
▲넘어야 할 고비
박혜진과 이승아는 WKBL 톱클래스 가드다. 속공전개와 클러치능력, 수비력을 겸비했다. 그렇다고 해서 패스센스가 아주 떨어지는 편도 아니다. 그러나 박혜진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신장이 좋은 중국, 일본 가드진의 강한 압박에 제대로 볼을 간수 및 운반하지 못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국제무대 경험이 아직은 풍부한 편은 아니다.
이번에는 대회 수준이 더욱 높은 세계무대다. 박혜진과 이승아가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지난해 발목 부상에 시달린 이승아는 몸 상태가 완벽에 가깝게 회복됐다. 그는 "다른 가드들과 출전시간을 나눠 갖기 때문에 부담감은 없다"라고 말했다.
1차적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아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2차적으로 상대의 강한 압박에 대비한 정밀한 패턴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준비됐다. 진천선수촌 연습경기서 확인한 결과, 선수들은 명지고의 강한 압박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면서 정해진 움직임대로 찬스를 만들었다.
▲실질적 역할
대표팀은 수비보다는 공격으로 승부를 건다. 변칙적인 디펜스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있었다. 일단 제공권에서 최대한 대등한 승부를 벌인 뒤 박혜진과 이승아, 이은혜가 우리은행에서처럼 정밀한 얼리오펜스 전개를 해야 한다.
현재 위성우호에 딱히 기동력이 떨어지는 선수는 없다. 최장신 박지수(195cm)의 공수전환도 괜찮다. 상대의 수비진영이 갖춰지기 전에 시도하는 얼리오펜스로 1차적인 승부를 봐야 한다. 가장 확률 높은 공격방법. 수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얼리오펜스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세트오펜스에선 벨라루스, 나이지리아의 수비망을 뚫고 경기를 조율해야 한다. 양지희와 박지수의 안정적인 피딩에 의한 외곽찬스를 만들기 위해선 박혜진과 이승아가 제때 공을 잘 넣어줘야 한다. 이 부분은 변수가 많다. 특히 벨라루스 골밑에는 WNBA를 경험한 엘레나 루첸카(196cm)가 버티고 있다. 박지수가 루첸카를 상대로 자리를 잘 잡아야 한다. 박지수는 2년 전 세계선수권대회 매치업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낸 상태다.
외곽에서 스크린을 통해 찬스를 만들 때는 외곽슛이 좋은 박혜진이 피니시를 맡을 수도 있다. 명지고와의 연습경기서 그랬다. 스크린을 빠져 나와 공간을 만드는 능력이 좋다. 일반적으로는 박혜진과 이승아가 스크린을 받은 상태에서 또 다른 찬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직접 스크린을 걸고 빠져나오면서 또 다른 공간을 만들 수도 있다. 이승아는 "무조건 빠르게 플레이 해야 한다. 공수에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혜진(위), 이은혜(가운데), 이승아(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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