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뜻밖의 3연승이다.
두산은 SK와의 주말 3연전을 쓸어담았다. 두산으로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이번 3연전에 들어오기 전 악재가 가득했다. NC와의 주중 3연전서 1승2패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더구나 2일 창원 NC전서 주전포수 양의지가 2루 견제구에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발목을 다쳐 1군에서 제외됐다. 4번타자 오재일은 옆구리 통증으로 주말 3연전 내내 결장했다.
결정적으로 3일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등에 담 증세로 선발 등판을 취소했다. 니퍼트의 공백은 이적생 고원준이 메웠다. 본래 5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으나 이틀 앞당겨 두산 데뷔전을 치렀다. 오재일과 양의지의 공백은 박건우와 정수빈의 동시 출전, 김재환과 닉 에반스의 클린업트리오 구축 등으로 최소화하고자 했다.
완벽히 통했다. 고원준은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4번타자 김재환과 에반스는 나란히 1타점 적시타와 선제 솔로포를 터트렸다. 니퍼트, 양의지, 오재일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두산으로선 분위기도 반전하고, 대체 멤버들의 건재도 확인했다. 1승 이상의 수확이 있었다.
4일 경기서도 오재일 없이 선발라인업을 구성했다. 그리고 3일 세이브 획득 과정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마무리 이현승 대신 정재훈을 마무리로 내세웠다. 경기 막판 SK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승수를 추가했다.
5일 경기서 잇몸야구의 진수를 과시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달 31일 창원 NC전서 124개의 공을 던졌던 장원준을 아꼈다. 아픈 게 아니라 120개가 넘는 공을 던진 선발투수의 5일 로테이션을 배제했다. 대신 2군에서 우완 안규영을 불러 선발 등판시켰다. 상무를 졸업한 안규영의 올 시즌 1군 첫 등판.
김 감독은 한술 더 떴다. 이미 양의지와 오재일이 제외된 라인업에서 민병헌과 김재호마저 제외했다. 민병헌은 햄스트링, 김재호는 손목 부상이 원인. 물론 심각한 건 아니고 선수보호차원 성격이 강했다. 심지어 마무리 이현승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면서 3~4일 경기서 연투한 정재훈에게도 휴식을 명했다. 만 36세 베테랑투수에게 3연투를 시키지 않겠다는 의도.
한국시리즈였다면 이들 모두 정상적으로 경기에 투입됐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레이스다. 길게 보고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 더구나 두산 내부적으로는 SK가 에이스 김광현을 낸 만큼 어차피 승산이 높지 않다고 본 것 같다. 그럴 바에야 잔부상이 있는 주축 선수들에게 이날을 비롯, 이동일인 6일까지 휴식을 주면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잇몸들이 또 다시 맹활약했다. 선발로 나선 안규영은 6이닝 무실점을 기록, 2011년 9월 24일 광주 KIA전(6⅓이닝 5실점) 이후 처음으로 6이닝을 돌파했다. 타선에선 김인태, 류지혁 등이 많은 안타를 때리지는 못했지만, 수비에서 공헌했다. 허경민 정수빈 테이블세터가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잇몸야구로 거둔 스윕. 두산으로선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 왜 그들이 올 시즌 잘 나가는지, 왜 앞으로의 전망이 밝은지 확인된 3연전이었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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