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KIA는 위기다.
8일 대전 한화전서 3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회말 5실점, 역전패를 당했다. 5연패다. 22승30패1무. 승패 적자가 -8개로 벌어졌다. 올 시즌 자체 최저승률(0.423). 만약 9일 대전 한화전마저 내줄 경우 최하위로 떨어진다.
KIA는 최근 10경기서 1승1무8패다. 그 사이 한화가 최근 11경기서 10승1패하며 거짓말처럼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최하위 추락 위기를 떠나서, 최근 KIA의 경기력은 다소 무기력하다. 그 속에 세 가지 어두운 민낯이 있다.
▲중심타선 의존
KIA는 팀 타율 0.280, 팀 득점권 타율 0.286으로 모두 6위다. 수치만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다. 대부분 공격지표가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그러나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 브렛 필 의존도가 높다. 선발라인업을 채우는 다른 타자들은 공격력과 경험이 떨어지는 저연차급 혹은 수비형 선수들이다.
최근 톱타자 김호령 정도를 제외한 젊은 타자들이 집단적으로 좋지 않다. 오준혁과 노수광을 제외하고 1군에 콜업한 신예 이진영, 최원준 카드는 결과적으로 공격력에선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쩌면 예상된 부분이다. 경험이 적고 1군에서 버텨내는 요령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상대의 달라지는 대응에 반격하는 임기응변능력도 당연히 떨어진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체력을 유지하는 노하우도 부족하다.
결국 팀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자연스럽게 베테랑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도 김주찬과 이범호는 호조지만, 나지완과 필은 좋지 않다. 나지완은 최근 10경기 타율 0.200 4타점에 불과하다. 필은 최근 10경기 타율 0.171로 더 좋지 않다. 최근 5경기 16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부진. 김기태 감독은 이범호를 5번, 필을 6번에 두기도 했고, 나지완을 2번으로 올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약점을 극복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되면서 최근 KIA 타선은 김주찬, 이범호 정도가 집중견제를 받는 구조다. 김주찬, 이범호에게도 손해다.
▲단단하지 못한 불펜
KIA 불펜 평균자책점은 5.15로 7위다. 그래도 김광수, 홍건희, 심동섭을 주축으로 필승계투조를 구성, 나름대로 잘 버텨왔다. 그러나 이들 모두 타선을 압도할만한 구위를 지닌 건 아니다. 위기도 허용하고,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좌완 심동섭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짜임새가 떨어졌다.
김광수와 홍건희도 최근 흔들린다. 김광수는 5일 광주 넥센전, 홍건희는 8일 대전 한화전서 잇따라 결승 홈런을 맞았다. 팀의 박빙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홈런으로 무너지면서 팀 분위기도 덩달아 가라앉았다.
임창용이 마무리로 복귀하면 짜임새는 좋아진다. 그러나 6월은 지금 불펜진으로 어떻게든 버텨내야 한다. 타선의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서 불펜마저 흔들리면서 경기 막판이 불안하다. 임준혁이 복귀한 선발진에도 여전히 1명이 부족하다. 불펜 투수가 때때로 5선발을 겸하면서 불펜 운용 자체가 쉽지 않다.
▲양현종+헥터+지크 승률
타선과 불펜이 불안해지면서 리그 정상급 선발진 위력도 극대화하지 못한다. KIA는 양현종,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의 선발 등판일에 14승21패1무에 그쳤다. 이 승률을 제외하면 오히려 5할 승률에 1승만 부족하다. 그만큼 세 주축 선발투수의 등판일 승률이 낮은 게 KIA로선 치명적이다.
양현종 등판일의 경우 1승1무10패다. 5월 중순까지는 양현종이 잘 던지고도 타선 지원이 되지 않아 지는 경기가 수두룩했다. 최근에는 스스로 3경기 연이어 대량실점하며 무너졌다. 5일 광주 넥센전의 경우 6이닝 1실점으로 좋았지만, 김광수가 김하성에게 경기 막판 역전 투런포를 맞아 승리를 날렸다.
지크는 예상 외로 기복이 있다. 게다가 8일 경기처럼 5⅔이닝 무실점으로 비교적 잘 버티고도 불펜과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수를 챙기지 못하기도 했다. 결국 지크 등판일에 KIA는 5승7패에 그쳤다. 헥터 등판일만 8승4패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KIA로선 가장 강력한 파트가 선발진이다. 시즌 초반부터 각종 악재 속에 양현종, 헥터, 지크 등판일에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다. 결국 최근 5연패로 최하위 추락 위기에 몰렸다. KIA로선 뼈 아픈 현실이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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