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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우리동네 음악대장(이하 음악대장)인 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휘파람을 불며 떠났다. MBC 예능프로그램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은 그룹 015B의 '오래된 연인들'에 휘파람을 불어 넣었다. 이별을 예상했든 그렇지 않았든 마지막이 된 그 무대는 날카로운 명불허전 샤우팅 대신 살랑살랑 바람이 넘실댔다.
20주 만에 가면을 벗은 음악대장의 정체는 모두의 예상대로 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였다. 가면을 벗고 말간 민낯을 드러낸 하현우는 겸손하게 대중과 마주했다. "오래하면 적응될 줄 알았는데 그 공포와 부담감이 처음과 똑같았다. 관객들의 응원이 힘이 됐다. 많이 사랑해주셔서 행복하고 감사하다."
'복면가왕' 최초 9연승 신화를 기록하며 최장기간 가왕으로 군림했던 하현우는 10연승 달성을 눈 앞에 두고 물러났지만, 그 뒷모습이 참으로 산뜻했다. "음악대장 가면을 쓰고 떠나고 싶다"는 바람대로 하현우는 처음 왔을 때처럼 음악대장 가면을 쓰고 돌아섰다. 하현우는 미련 없이 국카스텐의 보컬로 돌아갔다.
'복면가왕'은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좀처럼 기회를 만나지 못한 가수들과 많은 시청자들을 연결시켜 주면서 그 영향력과 존재 이유를 찾는다. 그런 점에서 하현우는 '복면가왕'의 기획 의도에 잘 맞는 좋은 예다. 앞서 가왕이었던 가수 진주, 이정, 소냐, 뮤지컬 배우 차지연 등에 비해 하현우가 특별했던 것은 대중성에 취약한 록밴드 출신의 보컬이기 때문이다. 하현우는 주류에서 상당히 비켜서 있는 록밴드의 자존심을 세웠고, 그 전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현우는 '복면가왕' 이후의 행보가 중요하다. 대중적으로 정점에 선 밴드가 부재한 상황에서 국카스텐이 그 자리를 담당해야 한다. 음악성과 실력이 입증된 하현우는 국카스텐을 통해 더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록과 밴드를 알리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음악대장 하현우의 존재감이 가요계에 이어지며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대중 역시 음악대장이 그저 '복면가왕' 속에 박제되어 있는 것을 원치 않을 터다.
음악대장 가면을 쓴 하현우는 가수 박인수의 '봄비', 그룹 서태지와아이들의 '하여가', 그룹 빅뱅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했다. 특히, 가수 고(姑) 신해철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와 '일상으로의 초대', '민물장어의 꿈' 등은 생전 고인의 음악세계를 오롯이 담아내며 감동이 컸다.
이 같은 무대를 국카스텐의 이름으로 또 다른 인기 방송에서, 여느 아이돌이 콘서트를 여는 큰 공연장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복면가왕'에서 하현우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끼치는 국카스텐의 무대를 그려본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MBC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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