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계속 농구하고 싶다. 마이클 조던한테 물어봐도 똑같이 말하지 않을까?”
귀화혼혈선수 이승준(38, 205cm)이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5-2016시즌을 끝으로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이승준은 원소속팀 서울 SK와 재계약하지 못했고, 결국 은퇴하게 됐다.
2007-2008시즌에 외국선수 신분으로 KBL과 첫 인연을 맺었던 이승준. 에릭 산드린이라 불리던 그는 귀화절차를 거쳐 한국인이 됐고, 서울 삼성과 원주 동부를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귀화 후 5시즌 동안 254경기에서 평균 13.9득점 7.2리바운드 0.9블록을 남겼다.
이승준은 뛰어난 탄력을 바탕으로 덩크 콘테스트 우승을 독식해왔고, 잘생긴 외모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활약,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8년만의 메달을 따내는데 공헌하기도 했다.
비록 프로에서의 마무리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승준은 한국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귀화혼혈선수였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순대국밥과 불고기 등 한국음식을 좋아했다. 김치도 그렇게 잘 먹을 수 없었다. 이승준은 “한국에선 좋았던 기억이 정말 많았다”라며 웃었다.
‘쇼타임’과 남다른 팬서비스, 대표팀에서의 투지를 남긴 채 떠난 이승준은 “계속 한국에서 살고 싶다. 시즌 개막하면 체육관도 많이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가 발표된 후 약 열흘이 지났다. 기분이 어떤가?
“이상하고 신기하다. 30년 동안 해왔던 운동을 안 하고 있으니…. 원래 지금쯤이면 숙소 들어가서 체력훈련 하고 있을 때 아닌가. 계속 쉬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농구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것이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니까 아쉬움이 남긴 한다. 마이클 조던한테 물어봐도 “아직도 농구하고 싶다”라고 할 것 같다(웃음). 은퇴한 선수들의 마음이 다 그렇지 않을까?”
-2013-2014시즌 막판 심각한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고, 수술까지 받았다. 그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는 건가?
“아킬레스건이 아픈 것은 아니다. 다만, 몸 상태가 예전으로 돌아가질 않고 있다. 재활은 모두 마쳤지만, 더 이상은 힘든 것 같다. 여기서 또 다치기라도 한다면…. 나이를 먹어서 어쩔 수 없다(웃음).”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울산 모비스에 외국선수 신분으로 와서 동생(이동준)과 첫 대결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사실 한국에 온 후 기억에 남는 경기는 이외에도 많아 1경기만 꼽는 것은 힘들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내 팀’에서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숙소에서 선수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같이 훈련하고, 밥 먹고, 영화 보러 가는 게 좋았다. 이제 동료들과 매일 함께 할 수 없어 아쉽다.”
-동생 이동준과 SK에서 함께 뛴 것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은데?
“SK에 정말 고맙다. 비록 많은 시간을 뛴 것도, 성적이 좋았던 것도 아니지만 숙소생활을 하며 동생을 매일 보며 함께 훈련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국가대표팀에서의 활약상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이승준에게 국가대표란?
“대표팀에 뽑히면 프라이드가 생겼고, 좋았던 기억도 많았다. 애국가를 들으면 항상 기분이 편안해졌다. 은퇴 전에 대표팀 유니폼 한 번 더 입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은 아쉽다.”
-향후 계획은?
“아직 모르겠다. 한국에 온 후 약 10년 동안 운동만 했다. 당분간 푹 쉬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이제 합숙 안 하니까 만나고 싶은 가족, 친구들 만나는 건 좋다. 지난주에도 광주에 있는 외삼촌을 만나고 왔다.”
-많은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인사를 한다면?
“한국 팬들은 항상 열심히 응원을 해주셨다. 정말 기분 좋았고, 팬들 목소리 들으면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의욕도 생겼다. 다른 리그에서도 뛰어봤지만, 한국만큼 열성적인 팬들도 없었다. 한국이 최고였다. 진짜 최고였다.”
[이승준(상-SK 시절, 하-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사진 = 마이데일리DB,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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