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디미트리 파예의 마술 같은 슈팅이 개최국 프랑스에 승리를 안겼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창의적인 미드필더 파예는 혼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프랑스가 넣은 두 골을 모두 이끌었다. 그는 디디에 데샹 감독의 전술적인 키(key)였다. 전반에는 4-3-3의 ‘왼쪽 날개’였고 후반에는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두 위치에서 2골을 모두 만들었지만 사실 ‘7번 혹은 11번’보다 ‘10번’ 롤(role)이 더 파예에게 어울렸다.
#선발 명단
데샹 감독은 4-3-3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올리비에 지루가 원톱에 섰고 좌우에는 ‘포워드’ 성격의 앙투안 그리즈만과 ‘패스’에 능한 파예가 포진했다. 또 중원에는 폴 포그바와 함께 블레이즈 마투이디와 은골로 캉테가 자리했다.
루마니아는 4-4-1-1에 가까웠다. 니콜라에 스탄치우가 최전방과 미드필더 사이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그로인해 수비시에는 4-4-2처럼 보였고 공격할 땐 4-1-4-1이 되기도 했다.
#전반전
예상을 깨고 루마니아가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프랑스를 압박했다. 선수 구성에서 루마니아가 이를 잘 이용했다. 지루처럼 빠르지 않고 제공권에 능한 원톱을 상대로 라인을 내릴 경우 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또 측면보다 중앙으로 파고드는 파예와 그리즈만을 막는데도 효과적이었다. 루마니아가 전반에 기록한 13개의 태클 중 9개가 하프라인 혹은 상대진영에서 시도됐다. 가로채기도 7개 중 5개가 중앙 지역에서 발생했다. 반대로 프랑스는 루마니아의 압박에 고전했다. 폴 포그바가 호반의 견제에 막히면서 전방으로 이어지는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지루도 거의 터치를 하지 못했다. 전반에 8번 패스를 기록했는데 성공은 단 2개였다. 심지어 그 중 1개는 킥오프였다.
#폴 포그바
포그바에겐 실망스러운 출발이었다. 후반 31분 교체되기까지 포그바는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한 차례 강력한 논스톱 슈팅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무산됐다. 특히 개인 돌파에서 포그바는 루마니아를 제압하지 못했다. 87%의 패스성공률과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2번의 공 탈취에 성공했지만 1대1 돌파 성공은 단 1차례에 불과했다.
#은골로 캉테
경기를 주도하는 상태에서 캉테의 활약은 가려지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캉테는 루마니아를 상대로 레스터시티에서 보여준 플레이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포백 앞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한 캉테는 가장 많은 5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했다. 또 상대 공을 10차례나 빼앗았고 패스도 79개나 성공했다. 캉테보다 패스를 잘 한 선수는 없다.
#후반전
후반에 파예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면서 프랑스가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13분 선제골이 터졌다. 파예의 크로스를 지루가 헤딩으로 꽂아 넣었다. 타이밍보다 파예의 크로스 궤적이 좋았다. 루마니아도 곧바로 반격했다. 후반 20분 스탄치우가 만든 페널티킥을 스탄쿠가 차 넣었다. 포파의 돌파와 스탄치우의 집중력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실점 후 프랑스는 변화를 줬다. 그리즈만, 포그바가 빠지고 킹슬리 코망, 앙토니 마샬이 잇따라 투입됐다. 그리고 포메이션은 4-3-3에서 4-2-3-1으로 전환됐다. 여기서 중요한 건 파예의 포지션 이동이다. 중앙에 선 파예는 볼 터치를 늘렸다. 또 코망과 바카리 사냐가 측면으로 넓게 서면서 상대 수비를 유인했고 그 과정에서 파예의 공간이 늘어났다.
#디미트리 파예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파예의 한 방으로 끝이 났다. 득점 장면을 복기해보자. 프랑스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공격을 전환했다. 코망의 패스는 오버래핑에 나선 사냐에게 연결됐고 이는 다시 코망과 캉테를 거쳐 파예에게 전달됐다. 그리고 파예는 빠르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루마니아 골문 상단 구석을 갈랐다. 파예는 프랑스의 에이스였다. 1골 1도움 외에도 가장 많은 8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했다. 무엇보다 4-3-3이 4-2-3-1로 바뀌고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뒤 루마니아 라인 사이 공간을 제대로 이용했다. 그리고 프랑스에 승리를 안긴 파예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은 데샹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다. “승부를 가르는 파예의 능력을 의심해 본 적이 없다. 오늘도 파예가 승부를 갈랐다. 골대 상단 구석으로 저렇게 공을 차 넣는다면 축구는 매우 쉬워진다. 파예가 그랬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