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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야구 몰라요’ 정동현-김기태, 언더독의 반란

시간2016-06-12 06:00:01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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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장은상 기자] 삼성과 KIA의 광주 주말 3연전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는 지난 10일부터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주말 3연전을 가졌다. 두 팀은 나란히 1승씩을 나눠가지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눈여겨볼 것은 두 팀이 거둔 1승이 전혀 의외의 경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팀 내 에이스를 출격시킨 경기에서 두 팀은 모두 일격을 당했다. 삼성은 팀 내 최다승 투수 윤성환이 8이닝 완투패를 기록했고, KIA는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9이닝 완투패를 당했다.

두 에이스를 침몰 시킨 것은 각각 프로데뷔 첫 선발승을 거둔 투수들이었다. 10일 경기에서는 고졸루키 정동현이 깜짝 호투로 윤성환을 잡았고, 11일 경기에서는 프로데뷔 11년 만에 선발승을 거둔 삼성 김기태가 양현종의 시즌 2승을 저지시켰다.

▲ 정동현, 14년 만에 나타난 고졸 신인 선발승

10일 경기 KIA 선발투수로 나선 정동현은 팬들에게 낯선 이름이었다.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은 고졸 신인투수. 모두가 정동현의 선발 등판에 물음표를 달았다. 더군다나 상대 선발투수는 프로 13년 차의 베테랑 윤성환. 무게감으로 봤을 때 승부의 추는 이미 기울어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고 정동현에게 달린 물음표는 점점 느낌표로 바뀌어 갔다. 정동현은 스트라이크존 좌우 구석을 찌르는 칼날 제구로 삼성 타자들을 당황케 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의 주무기인 낙차 큰 커브를 섞어 던지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도망가는 투구가 없었다. 삼성 타선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 든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공격적인 투구를 통해 맞춰 잡는 플레이를 했고, 결국 5⅔이닝 5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의 호투로 데뷔 첫 승을 챙겼다.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도 장식했다. KIA 소속 고졸 신인 투수가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지난 2002년 4월 9일 현대전에서 김진우(6이닝 2실점 1자책)가 승리투수가 된 후 14년만이다.

▲ 김기태, 프로데뷔 11년 만에 거둔 선발승

11일 경기에서는 삼성이 웃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앨런 웹스터의 대체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김기태가 5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볼넷 2실점 투구로 프로데뷔 11년 만에 첫 선발승을 챙겼다.

전날 윤성환을 내고도 패배를 당한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양현종을 상대해 위닝시리즈를 내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각오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낱같은 희망을 건 김기태가 삼성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김기태는 1회 선두타자 김호령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후 추가 실점이 예상됐지만 예상 밖의 상황이 전개됐다. 김기태가 3회와 4회 잇달아 삼자범퇴이닝을 만들며 안정적인 투구를 한 것. 5회 밀어내기로 실점했지만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 제 몫을 충분히 다했다.

김기태가 호투하자 그동안 부진했던 중간계투진도 힘을 냈다. 6회부터 올라온 안지만은 점수를 내주기는 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8회 심창민에게 공을 넘겼다. 심창민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김기태의 프로데뷔 첫 선발승을 지켜줬다.

이번 광주 주말 3연전 2경기에서는 그야말로 ‘언더독(이길 확률이 적은 선수)’의 반란이 몰아쳤다. 골리앗을 잡아내는 다윗의 역습이 이틀 연속으로 일어났다. 정동현과 김기태는 흔히 ‘야구 모른다’는 얘기를 몸소 실천했다. 마수걸이 선발승을 신고한 두 선수가 향후 계속 호투를 이어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기태(첫 번째 왼쪽, 세 번째), 정동현(첫 번째 오른쪽, 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및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구단 제공]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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