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두산 안규영은 휘문고, 경희대를 졸업하고 2011년 두산에 입단했다. 그동안 1군에서 간혹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2014년과 2015년 상무에서 군 복무한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은 미약했다.
그래도 올 시즌을 철저히 준비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각 파트에 예상치 못한 구멍이 생긴다. 그 조그마한 기회를 잡는 자가 강자다. 안규영은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장원준의 선발로테이션 간격 조정을 위해 5일 잠실 SK전서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6년만에 첫 승 감격을 누렸다. 그것도 SK 에이스 김광현에게 판정승했다.
김태형 감독은 만족스러워했다. 1군 우완 롱릴리프 요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간혹 임시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11일 잠실 롯데전서 2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역시 좋은 결과를 냈다.
▲스피드보다 제구력
안규영은 "예전보다 스피드는 2~3km 줄었다. 구위는 예전이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스피드를 일정 부분 포기하고, 제구력을 얻었다. 그는 "예전에는 마운드에서 긴장을 많이 했다. 이제는 마음 편하게 던지고 있다. 그동안 야구를 한 이유가 1군에서 뛰기 위해서였다. 계속 경기에 나가고 싶다"라고 했다.
과제도 있다. 변화구 위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안규영은 "직구와 변화구를 똑같은 폼으로 던져야 얻어맞지 않는다. 변화구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의 주무기는 포크볼과 체인지업이다. 그립이 같다. 팔을 비틀어 던지면 포크볼.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면서 제구력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고, 타자에게 패스트볼 타이밍까지 현혹시키면 최상이다.
▲속도보다는 방향
주변의 조언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면서 제구력이 좋아진 케이스. 안규영은 "감독님이 위기에서 승부를 피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던진다"라고 했다. 그리고 "(정)재훈이 형에게 많은 얘기를 듣는다. 수비가 좋으니 야수들을 믿고 던지라는 말씀을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단순하면서도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다.
그러나 안규영은 마운드에서 깨닫는데 남들보다 시간이 좀 더 오래 걸렸다. 그는 "재훈이 형이 '속도보다는 방향'이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남들보다 6년 늦게 발동이 걸렸지만, 안규영은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안규영은 2군에서 고생한 지도자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광우 코치님, 문동환 코치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코치님과 산에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2군 지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1군에서 꾸준히 잘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1군에서 꾸준히 버티는 건 안규영의 지상목표다.
[안규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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