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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미안해서 그라운드에 나가지를 못하겠더라."
KIA 김기태 감독은 14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과 그라운드에 나타나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조용히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14일 당시 김 감독은 "위에서 훈련을 보면 더 잘 보이는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15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역시 김 감독은 덕아웃과 그라운드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유가 조금 달랐다. 그는 "선수들에게 미안해서 그라운드에 나가지를 못하겠더라"고 털어놨다. 구체적으로는 불펜 운용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이다.
▲미안함의 근원
KIA는 시즌 초반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마무리 김광수, 좌우 셋업맨 심동섭, 홍건희, 전천후 요원 박준표로 필승계투조를 구축했다. 나름대로 승부처에서 잘 버텨냈다. 이들이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당일 컨디션과 데이터 등을 감안, 세부적인 역할을 조금씩 바꾸면서 버텨왔다.
그런데 이달 초 심동섭이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그리고 김광수와 홍건희가 동반 부진에 빠졌다. 특히 좀 더 좋지 않은 김광수 대신 베테랑 최영필, 선발요원 한기주 등을 필승계투조로 활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14일 경기 9회초 2사 대역전패 참사를 낳았다. KIA 불펜 평균자책점은 5.36, 7위로 처졌다.
김 감독은 "결과가 좋지 않아 미안하다. 패수가 늘어나면서 감독이 조급했다. 반성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시즌 도중에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그때 투수들을 잘 구분해서 기용했어야 했다. 내가 더 믿음을 줬어야 했다. 광수의 경우 최근 좋지 않아서 (박빙 승부)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쓰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결국 최근의 불펜 붕괴는 관리를 제대로 못한 자신의 책임이라는 의미다.
▲여전한 고민
7월 1일 임창용이 1군에 등록, 마무리투수로 필승계투조에 가세한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불펜에 여유는 생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민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선발진과 임창용을 이어주는 중간계투의 역할은 결국 기존 불펜 자원들이 해내야 한다. 김광수와 홍건희의 회복, 심동섭의 복귀가 필요하다. 심동섭의 경우 최근 3군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2군을 거쳐 1군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시즌 초반 반짝한 곽정철의 경우 혈행장애를 극복한 뒤 1군에서 좋지 않았다. 최근 2군에서 재조정 중이다. 김 감독은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2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베테랑 김병현의 경우 아직 공도 만지지 못했다는 게 김 감독 설명. "작년 겨울에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안타깝다"라고 했다.
결국 임창용이 없는 현재 필승계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 김 감독은 "임창용이 1군에 올라오면 기존 불펜 투수들 역할을 조정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밑그림을 크게 그리겠다.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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