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예상대로였다. 위성우호가 바닥난 체력에 울었다.
리우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은 한국시각으로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다. 한국은 14일 나이지리아전, 15일 벨라루스전에 이어 17일 스페인과의 8강전, 19일 쿠바와의 5-6위 진출전과 벨라루스와의 5-6위 결정전을 연이어 치렀다. 6일간 5경기 강행군.
기본적으로 농구는 체력소모가 굉장히 심한 종목. 동등한 운동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그러나 무대는 올림픽 최종예선. 아시아권 대회가 아닌 세계대회다. 위성우호가 그동안 맞붙었던 국가들 중 쿠바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한국보다 운동능력이 앞섰다. 한국은 신장, 파워, 스피드, 탄력, 순발력 모두 열세였다.
그래서 위성우 감독은 애당초 체력소모가 심한 변칙수비(트랩을 활용한 프레스, 더블팀 등)를 준비하지 않았다. 수비보다는 공격농구로 승부를 걸었다. 현실적으로 양지희와 박지수의 피딩에 의한 외곽포는 쉽지 않았고, 외곽에서 스크린에 의한 3점슛 패턴을 준비해갔다. 실제 이는 최종예선서 한국이 현지로부터 호평 받은 원동력이었다. FIBA는 한국을 스테판 커리, 혹은 골든스테이트에 비유하며 흥미로운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에서 뒤져 체력소진 시간이 상대국가들보다 빨랐다.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던 이유. 더구나 스페인, 벨라루스는 한국의 외곽을 의식 강력한 스위치디펜스로 응수했다. 이때 한국은 골밑공략과 돌파로 재미를 봤으나 8강 이후 체력이 떨어지면서 그 조차도 원활하지 않았다.
벨라루스전서 한국의 3점포는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흔히 '볼줄'이라고 부르는 슈팅 이후 공 포물선이 빠르고 고르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면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슛 밸런스가 흔들린다. 슛이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찬스를 잡기도 힘들었다. 한국과 벨라루스 양 팀 모두 체력이 뚝 떨어지면서, 기본적으로 저득점 경기가 이어졌다. 이때 벨라루스는 신장의 우세를 활용한 확률 높은 골밑 공격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결국 농구는 신체조건이 중요한 스포츠라는 게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결국 한국은 바닥난 체력에 울었다. 신체조건, 운동능력에서 밀리는 한국은 체력이 아킬레스건이었고, 체력이 떨어지자 전반적인 집중력이 뚝 떨어졌다. 세대교체가 되면서 주전과 백업의 실력 격차도 컸다. 그래서 베스트5에 사실상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역시 한국 여자농구의 현실이다.
그래도 위성우호는 잘 싸웠다. 하지만, 한국 여자농구는 최종예선을 통해 운동능력과 테크닉의 약세, 한국농구의 국제경쟁력을 갉아먹는 악재를 뼈저리게 느꼈다.
[위성우호.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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