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2016년 상반기 공연계는 초연부터 원작의 재탄생까지 다양한 작품들로 가득했다. 풍성한 공연 만큼이나 관객들도 골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상반기였다.
지난 2월 무대에 오른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한국을 찾은 입양 청년 조씨 코헨이 우연히 들어간 이태원의 바에서 만난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와 함께 생모를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 '입양아의 이야기는 당연히 신파'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뜨리며 웃음 속에 슬픔, 슬픔 속에 웃음으로 입양 청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 두 명의 신예 콤비가 5년이 넘는 시간에 거쳐 완성했고, 박칼린이 연출을 맡은 만큼 탄탄한 구성이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특히 최재림의 깊어진 연기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였다.
지난 2월 관객들을 만난 연극 '렛미인'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10대 소년 오스카와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 일라이 옆에서 한평생 헌신한 하칸의 매혹적이면서도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
비영어권 최초로 개막해 한국에서는 원작 연극의 모든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였다. 오리지널 연출 존 티파니를 비롯 해외 제작진이 방한해 공연을 진두지휘했고, 특히 박소담, 이은지, 오승훈, 안승균이 600대1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연극 '렛미인'은 군더더기 없이 작품 본연의 색에 집중하며 극 몰입도를 높였다. 짙은 감성은 물론 무대와 음향 등이 전체적으로 완벽한 조화를 이뤄 추운 겨울 관객들 감성을 자극하며 호평을 얻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뮤지컬 '마타하리'는 EMK뮤지컬컴퍼니가 12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 제1차 세계대전 중 이중 스파이 혐의로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총살 당한 아름다운 무희 마타하리(본명 마가레타 거트루이다 젤러, Margaretha Geertruida Zelle)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마타하리'는 4년이라는 준비기간, 125억원의 제작비,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옥주현, 김소향의 열연과 화려한 무대 등이 시선을 모았지만 이야기 구성 자체는 그리 완벽하지 않아 아쉬움을 주기도 했다.
지난 2월 관객을 만난 연극 '얼음'은 장진 감독의 창작 초연 작품.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다. 신선한 형식으로 관람객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4월부터 공연중인 뮤지컬 '뉴시즈'는 19세기 말 뉴욕 시를 배경으로, 거리 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10대 '뉴시즈' 소년들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연 전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한국관객들에게 '뉴시즈'들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비보잉, 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댄서들을 비롯해 숨은 실력파 배우들을 선발하는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뮤지컬 '뉴시즈'는 극 이야기처럼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다수, 나아가 우리 모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작품인 만큼 모두가 주인공인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
지난 5월 말부터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는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포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뮤지컬. 국내 초연에서는 뮤지컬 '셜록 홈즈', '쿠거' 연출가 노우성,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김성수 음악감독이 진두 지휘하고 있다. 마이클리, 김동완, 최재림이 에드거 앨런 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원작의 재탄생도 돋보인다. 특히 영화가 연극 및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지난 5월 말 막을 내린 연극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던 작품.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하겠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병구와 병구에게 외계인으로 지목되어 납치된 강만식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블랙 코미디다. 블랙코미디의 묘미를 살려 사회비판과 계층간의 갈등이 제대로 드러났다.
연극 '장수상회'는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작품. 지난해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흥행했던 영화 '장수상회'가 5월 연극으로 재탄생돼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호펴 받았다. 특히 백일섭, 이호재, 김지숙, 양금석 등 내로라 하는 명품배우들이 총출동해 시선을 모았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창작 가무극 '국경의 남쪽'은 2006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 '국경의 남쪽'(감독 안판석)을 원작으로 탈북자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며 남과 북의 만남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 작품. 지난 30년 동안 남북문화교류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온 서울예술단답게 한국 사회에서 다룰 수 있는 적절한 소재를 다가가기 쉽게 풀어냈다.
지난 7일 개막한 연극 '아들'은 장진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하루 동안의 휴가를 받은 무기수 강식이 15년전에 헤어진 아들 '준석'을 만나 하루를 보내는 부자의 휴먼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신시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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