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마가 시작된다.
6월 말 현재 KBO리그는 두산과 NC의 2강이 강력하게 구축됐다. 나머지 8팀이 두산과 NC를 힘겹게 따라가는 형국. 전력상 두산과 NC의 2강이 허물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나머지 8팀은 파트별 전력구성 자체가 두산과 NC보다 허약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21일 밤부터 남부지방에 비가 내린다. 그리고 22일 전국에 장맛비가 내린다. 24일과 25일 사이에도 장맛비가 예고된 상태. 마른장마가 대세였던 지난 몇 년과는 달리 이번 장마기간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까지 나왔다. 고척스카이돔이 생겼지만, KBO리그는 여전히 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전통적으로 장마기간을 전후로 순위다툼 희비가 극명히 갈렸다. 물론 시즌이 중반에 돌입하면서 자연스럽게 각 팀들의 희비가 엇갈린다고 보는 게 옳다. 하지만, 장맛비에 의한 불규칙한 스케줄이 10개 구단의 순위다툼 레이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그 또한 거짓말이다.
▲흐름은 끊기고 또 이어진다
장맛비가 내리면 투타밸런스가 좋은 팀을 방해할 수도 있고, 투타밸런스가 나쁜 팀에 반전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물론 비로 1~2경기 건너뛴다고 해서 각 팀이 지닌 전력 현실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하위권 팀들이 장맛비로 하루를 쉬어간 뒤 연패를 끊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상위권 팀들이 혹시 장맛비 취소 이후 연승이 끊긴다고 해도 어차피 전력이 좋은 현실상 좋은 흐름을 되찾아올 여지는 충분하다. 한 관계자는 "장맛비로 1~2경기를 쉬어간다고 해서 순위판도가 확 뒤바뀐다고 보긴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맛비로 1~2경기 정도 쉬어갈 경우 최소한 흐름이 바뀔 포인트가 될 수는 있다는 게 정설이다. 예를 들어 투타 흐름이 좋은 팀이 상대 4~5선발 등판일에 장맛비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다음 경기서 1선발과의 맞대결서 주춤하면서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 연패를 겪던 팀이 1~2경기 쉬면서 재정비, 힘을 낼 수도 있다. 특히 장맛비로 이동일인 목요일과 일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을 경우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현장관계자들 설명이다.
또 하나. 장맛비로 갑작스럽게 1~2경기를 쉬어가면 마운드 정비에 큰 도움이 된다. 선발로테이션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 지친 필승계투조 멤버들에게 적절히 휴식을 부여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장맛비 이후 흐름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61G NC·LG
21일 현재 NC와 LG는 가장 경기를 적게 치렀다. 아직 61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경기를 가장 많이 치른 두산, SK, 삼성은 이미 66경기를 소화했다. NC와 LG는 이들보다 5게임이나 덜 치렀다. 만약 NC나 LG가 장맛비로 경기가 추가로 취소될 경우 당장은 순위판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9월 이후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시즌 막판 순위다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9월 이후 우천취소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곳저곳을 돌며 경기를 많이 치르면 오히려 체력적으로 불리하다는 시선도 있다. 때문에 NC와 LG는 장마기간이라고 해도 너무 많은 경기가 취소되는 건 원하지 않는다.
반대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두산, SK, 삼성은 장맛비를 기다린다. 선두를 달리는 두산은 큰 고민은 없지만 정재훈과 이현승이 조금 지친 기색이 보인다. 9월 잔여일정에 소화해야 할 경기가 NC보다 너무 적으면 오히려 선두경쟁서 불리해질 수도 있다. 부상자가 많은 삼성도 장맛비 취소가 간절하다.
한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넥센은 장맛비 변수와 거의 무관하다. 적어도 홈에선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정해진 일정을 소화한다. 어쩌다 원정에서 장맛비로 1~2경기 취소되면 휴식이 더욱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우천취소 경기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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