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마이데일리 = 김지은 기자] 장기화된 경제 불황에도 뷰티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셀수없이 많은 뷰티 브랜드가 생기고, 해외 역시 K뷰티를 주목하고 는 것. 날로 높아지는 K뷰티 위상에 걸맞은 경사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이에 올 상반기 동안 K뷰티의 흥망성쇠를 살펴봤다.
# 글로벌코스메틱브랜드, ‘쿠션팩트’ 잇따라 출시
쿠션 팩트 춘추 전국 시대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08년 쿠션팩트를 내놓고, 햇수로 8년만에 해외브랜드돌도 쿠션팩트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랑콤을 시작으로 올해 초 바비브라운과 맥, 에스티로더, 입생로랑 슈에무라, 디올, 지방시, 비오템 등이 쿠션을 선보였다.
각 브랜드들은 후발주자인만큼 쿠션의 단점을 극복했다고 내세우고 있다. 돋보이는 부분은 커버력과 퍼프에 신경쓴 것이다. 에스티로더는 널리 알려진 더블웨어 파운데이션의 커버력을 담아, 쿠션의 커버력을 높였다. 슈에무라는 포뮬라가 한 번에 많이 묻어나 양조절이 어렵다는 점에 집중해, 쿠션 ?러 시스템을 적용시켜 적당량이 묻어나도록 했다.
쿠션팩트의 해외진출은 단순히 국내 브랜드의 제품력을 인정받은데서만 의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제품군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잡음으로써, 많은 뷰티 브랜드의 독창적인 시도가 널리 인정받아 시장의 크기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데서 의미가 크다.
# K-뷰티, 중국·미국·유럽·중동 시장 진출 확대
날로 높아지는 K-뷰티의 위상에 힙입어 화장품 시장의 양대산맥인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유럽, 중동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리더스코스메틱을 비롯해 닥터지, 닥터자르트가 각각 프랑스와 미국, 중동 시장에 진출한다고 알렸다.
특히 돋보이는 브랜드는 토니모리. 토니모리는 유럽은 물론 중국시장에 진출해 인기를 얻었다. 유럽 14개국 825개 세포라 매장에 초도 발주량이 약 100만개(763만 5103유로, 한화 100억원 상당)에 달하는 규모로 입점했다. 중국에선 제조공장인 (주)메가코스화장품 유한공사를 투자 설립해 오는 2017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관계자는 “약 1만 8000평 규모로, 제품 개발부터 화장품 용기 제작, 케이스 포장, 아웃박스 포장까지 원 스톱 프로세스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제2의 화장품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진출한 브랜드들은 급격하게 변하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 R&D 센터를 설립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담은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중국인들이 휩쓸어 간다는 마유크림의 선두주자인 클레어스 코리아다. 지난 5월 기업부설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 제품까지 전 라인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또한 K뷰티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엔터테인먼트나 제약회사, 병원 등에서 뷰티업계에 뛰어들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는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 YG플러스에서 내놓은 문샷으로,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과 2NE1 멤버 산다라박을 모델로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 미세먼지에 ‘안티폴루션 화장품’봇물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미세먼지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화장품이 상당수 출시됐다.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는 모공에 침투해 각종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꼼꼼한 세안은 필수. 이에 착안해 슈에무라는 초 미세먼지가 작은 불순물까지 깨끗하게 씻어내주는 안티폴루션 클렌징 오일을, 마몽드는 양이온 폴리머가 함유된 콤플렉스가 자석처럼 미세먼지를 강하게 끌어당기는 연꽃 마이크로 클렌징을 선보였다.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제품도 출시됐다. 라네즈는 미세먼지가 음전하를 띠는 것에 착안해 음전하끼리 반사시키는 자석 반사 원리를 활용한 안티폴루션 디펜서를 내놨다. 또한 키엘은 바르는 즉시 피부 표면에 모공보다 작은 공해 차단막이 형성되는 미세먼지 차단 허벌 마스크를 선보였다.
초미세먼지 차단을 돕는 제품을 세트로 구성한 브랜드도 있었다. 라로슈포제는 자외선을 차단하면서 피보 톤도 보정해주는 유비데아 XL BB크림과 클렌저 똘러리앙 퓨리파잉 포밍 크림, 진정크림인 똘러리앙 울트라를 세트로 구성해 내놨다. 이 같은 마케팅은 미세먼지 대응 방안 차원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유해물질 성분논란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대두되면서 얼굴과 몸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 성분도 조명된 것. 화장품에는 파라벤이나 페녹시에탄올 같은 방부제와 세정효과를 지닌 합성 계면활성제,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벤조페논 등이 다량 포함돼있다. 이 성분들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생식기능 약화, 유전자 변형,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더불어 피부로 들어온 유해물질의 90% 이상이 몸속에 남는다고 하니 소비자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아리따움과 더페이스샵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유해성분을 초과 함유해 회수 및 폐기되는 제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불안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유해물질을 피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이를 증명하듯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거부하는 사람들인 ‘노케미(No-chemi)'족이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저자극을 내세우는 천연 화장품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뷰티브랜드 오너의 모럴해저드
뷰티 브랜드의 모럴해저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네이처리퍼블릭의 정운호 대표다. 트럭장사로 시작해 더페이스샵과 네이처리퍼블릭을 성공시켜 업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히는 정 전 대표가 상습도박과 법조 로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 결국 정 전 대표는 회사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지만 파장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추진된 상장도 미뤄졌고, 영업이익도 급감(1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대비 77.6% 감소)하는 손실로 이어졌다. 모럴해저드가 네이처리퍼블릭만의 일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은 특얌점 소속 방문판매원을 임의대로 다른 특약점이나 직영영업소로 재배치해 ‘갑질논란’을 일으켰고, 창업주 고(故) 서성환 회장 자녀들의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통한 조세 회피 의혹을 받은바 있다.
K뷰티에 힘업어 뷰티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지금 오너리스크로 인한 논란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너의 도덕적 해이가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내 가맹점주의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많은 브랜드의 오너들은 책임감의 무게를 다시 한번 실감해야할 것이다.
[사진 = 에스티로더, 맥,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아모레퍼시픽]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김지은 기자 kkell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