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시나리오만 해도 다소 무거운 영화였어요. 그런데 많이 덜어내고 일정 사건보다는 풀어가는 과정과 인물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지금의 유쾌하고 사이다같은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만족해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감독 권종관 제작 콘텐츠케이 배급 NEW)는 영화 '새드무비'(2005) 이후 약 11년 만에 권종관 감독이 야심차게 내놓은 신작이다. 억울한 누명을 써 감옥에 간 순태(김상호)를 중점으로 '감옥에서 온 편지'라는 가제로 시작했지만 사건 브로커 필재의 일탈과 통쾌한 한 방에 초점을 맞춰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관객들 앞에 선보였다.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는 갑질에 맞서는 사건 브로커 필재의 이야기로, 사회를 공분케 했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만들어 더욱 관객들에게 와닿는 전개로 눈길을 끈다.
"시나리오보다 영화에서, 캐릭터 간극이 더 촘촘해지고 순태의 절실함을 강하게 어필했어요. 순태가 들어가는 지점이 중요 포인트였고 그렇게 하니 되려 밀도감이 높아지고 집중도가 생긴 것 같아서, 배우들도 좋아했어요. 결말이 너무 현실적이지 않냐고 하는데, 여사에 대한 응징도 중요하지만 동현(김현수)와 순태의 관계도 중요해서 관객들에게 선물이 됐으면, 싶었어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는 김명민, 성동일, 김상호 뿐만 아니라 박혁권, 신구, 이문식, 김뢰하 등 '아재 어벤져스'라고 해도 무방한 아저씨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권종관 감독은 이러한 배우들의 라인업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행복했고, 연륜있는 배우들인 터라 오랜만의 영화 작업에서 감(感)을 찾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권종관 감독은 특히 선 굵은 연기력을 보여준 박소장 역의 김뢰하에 고마움을 드러내며 "박소장 캐릭터가 일에 지쳐있지만 습관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완벽히 파악해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또 필재 역의 김명민에 대해 철두철미한 노력형 천재 배우라고 전하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김명민 씨는 정말 놀라울 정도였죠. 영화 속 주인공이고 많은 캐릭터들을 만나잔항요. 그룹을 나눠서 따로 했는데 필재는 다 있어야 하니까 김명민 씨가 항상 저와 함께 그룹별 리딩을 했고 꽤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많이 이야기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해서 제가 크게 디렉팅한 부분은 없었어요. 그래서 거의 첫 번째로 촬영한 것을 영화에 많이 담았던 것 같아요."
김명민은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권종관 감독은 김명민에 "촬영 스태프들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 지까지 알 정도"라며, 현장에서 막내 스태프들까지 정말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김명민의 배려심은 동현 역을 맡은 아역 김향기를 대하는 방법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김명민씨와 저, 그리고 향기가 촬영 전 일부러 만나서 밥을 먹었는데 명민씨가 향기에게 '오빠라고 불러'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명민씨는 거리감을 줄이는 방법이었어요. 향기가 그 때 정말 많이 웃었고 재미있어했어요. 김명민이라는 배우를 캐스팅할 때, '하얀거탑'에서 보여준 신뢰감있는 모습에서 속물적인 반전 모습을 끌어내자는 것이 목표였는데 제대로 표현해줘서 정말 고마웠어요."
언론시사회 이후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를 향한 고무적인 반응에, 속편이 벌써부터 언급되고 있다. 개봉 이후에도 예매율 1위와 역주행 질주로 100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속편을 만들라고 한다면 만들어야겠죠.(웃음)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이런 류의 사건들을 '무죄와 벌'이라는 것으로 다뤘던 것이 있었어요. 너무 어이가 없는 사건들이었어요. 정황만 봐도 이 사람은 억울한 느낌이다. 편집하면서 봤는데 '살인자 만들기'라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 기사를 보면서 그런 개념의 이야기로서 시리즈가 나와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권종관 감독.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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