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쉬면 좋죠."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우천취소로 하루 쉬어가는 걸 원한다. 두산은 21일 잠실 KT전까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67경기를 소화했다. 1~2경기 정도 우천취소가 간절했다.
김태형 감독도 몇 주전부터 관련 질문에 "우리도 쉬면 좋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선두를 달리는 두산이다. 전력에 큰 문제가 있어서 휴식을 원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기온이 올라가면서 체력이 떨어지고,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 잠시 쉬어가면 오히려 시즌 막판 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두산에 22일 잠실 KT전 우천취소는 의미가 있었다. 5월 3일 잠실 LG전 이후 약 1개월 20일만의 값진 우천취소. 시즌 4번째.
▲알고 보면 지쳤다
두산은 야수층이 리그에서 가장 탄탄하다. 그렇다고 해서 주전 의존도가 낮은 건 아니다. 두산 야수진에도 주전과 백업의 격차는 분명 존재한다. 김태형 감독은 주전들을 절대 무리시키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서는 주전들 위주의 총력전을 치른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주축들은 1군에서 뛰고는 있지만, 크고 작은 잔부상이 있는 케이스가 있다. 김 감독이 적절히 선발에서 빼면서 관리해준다. 그래도 김재호와 허경민은 전 경기에 출전 중이다. 민병헌과 정수빈도 단 1경기에만 결장했다. 네 사람은 팀 디펜스의 핵심. 잔부상이 있어도 김 감독이 쉽게 결장시키지 못했던 이유다. 네 사람에게 22일 잠실 KT전 우천취소는 체력 세이브, 컨디션 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
정재훈과 이현승에게도 우천취소는 특별하다. 두 사람은 6월 들어 확실히 지친 느낌이다. 이현승은 허벅지가 여전히 완전치 않다. 우천취소로 하루 정도 불펜 대기를 하지 않는 건 체력 세이브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주축들이 우천취소를 통해 적절히 컨디션을 관리하면, 두산은 자체적으로 경기력을 정비, 향후 선두수성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미묘한 5경기
두산은 NC와 선두경쟁에 돌입했다. 23일 현재 4.5경기 리드. 두 팀의 선두경쟁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두 팀의 잔여경기수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두산은 22일 쉬었지만, NC 역시 창원 한화전이 장맛비로 취소되면서 쉬었다. 두산은 NC보다 5경기를 더 치렀다.
결국 9월 잔여일정서 NC가 두산보다 5경기를 더 치른다는 의미다. 그 시기에 정규시즌 우승팀이 가려진다. 상당히 민감한 대목. 경기를 많이 치르지 않은 NC는 시즌 막판 이곳 저곳을 이동하는 스케줄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NC는 기본전력이 좋다. 많은 잔여일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승률을 높일 수 있다. 두산과 NC의 게임 차가 좀 더 좁혀질 경우 자칫 시즌막판 잔여일정이 많이 남은 NC에 의해 두산의 순위도 결정될 수 있다. 두산으로선 치열한 선두다툼의 끝에서 NC의 경기를 지켜만 보는 게 썩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두산은 시즌막판 선두를 수성하기 위해 잔여일정에 어느 정도 경기수를 벌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두산 역시 좋은 기본전력을 바탕으로 잔여일정서 꼬박꼬박 승수를 쌓을 저력을 갖고 있다. 이번 장마기간에 취소경기가 적절히 나온다면, 휴식은 물론 전략적 측면에서 나쁠 게 없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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