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수는 장맛비다.
정규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가장 치열한 개인타이틀은 타격과 다승 부문이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경쟁 구도와 양상이 달라졌다.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경기 스케줄이 불규칙해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변수다.
23일 현재 타격 1위는 0.374의 에릭 테임즈(NC)다. 2위는 0.373의 김문호(롯데), 3위는 0.365의 최형우(삼성), 4위는 0.357의 루이스 히메네스(LG), 5위는 0.356의 김재환(두산)이다. 테임즈와 김문호는 1리를 두고 초박빙 접전 중이다. 최형우, 히메네스, 김재환도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
다승 1위는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신재영(넥센)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10승을 돌파했다. 그 뒤로 9승의 마이클 보우덴과 장원준(이상 두산), 8승의 이재학(NC), 7승의 유희관(두산)과 윤성환(삼성)이다. 아직 반환점을 돌지 않은 걸 감안하면 7~8승 그룹은 언제든지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바뀐 경쟁구도
타격왕과 다승왕 경쟁은 시즌이 진행되면서 구도가 바뀌었다는 게 흥미롭다. 타격왕은 시즌 초부터 김문호의 독주체제였다. 올 시즌 타격에 눈을 뜬 김문호는 6월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했다. 2~3위권과 1~2푼 차이가 날 정도였다.
그러나 풀타임 경험이 처음인 김문호는 기온이 올라가고 상대 견제가 심해지자 페이스가 완만히 떨어지고 있다. 최근 12일간 무려 2푼7리 떨어졌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233에 불과했다. 꾸준히 안타를 치고 있지만, 고타율인 탓에 1안타만 치면 타율이 떨어진다는 게 함정. 22일 광주 KIA전서 모처럼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슬럼프라고 보긴 힘들지만, 타격왕 경쟁에 고비를 맞은 건 분명하다.
결국 그 사이 테임즈가 김문호와 정반대 사이클을 그리며 타격 1위로 올라왔다. 지난 2년간 KBO리그를 주름잡았던 테임즈의 약진은 우연이 아니다. 본래 장타자지만, 정교함도 겸비했다.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 경쟁을 할 가능성이 크다. 3~5위권 타자들도 만만찮다.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구자욱(삼성, 0.375)의 경우 올스타 휴식기 이후 돌아오면 후반기에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타격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다승왕의 경우 일찌감치 두산의 독주였다. 그러나 신인왕 후보 1순위 신재영의 약진으로 경쟁구도가 흥미로워졌다. 시즌 초반부터 두산 투수들 사이에서 잘 버텨왔다. 급기야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이미 예상을 깨고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0승을 따냈으니 후반기 행보 자체를 예상하기가 힘들다. 4년 연속 10승이 시간문제인 이재학도 만만찮은 다크호스다. NC가 두산처럼 전력이 좋기 때문에 꾸준히 승수를 따낼 수 있다. 다승왕 경쟁은 여전히 두산이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신재영과 이재학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변수는 장맛비
장마가 시작됐다. 21~22일 전국에 내린 장맛비는 예상만큼 강력하지 않았다. 장맛비는 24일과 25일 사이에 또 한번 예보된 상황. 그러나 최근 장마의 특성상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의 비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최근 경기감독관은 경기 취소에 신중하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번 장마기간에는 비의 양이 많을 때가 있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7월 말, 혹은 게릴라성 폭우가 자주 내리는 8월 중순까지는 우천취소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장맛비로 우천취소가 늘어나면 타자들은 체력적으로 한 숨 돌릴 수 있다. 하루 푹 쉬면 오히려 다음날에 타격감이 더 좋아질 수가 있다. 그러나 타격감이 좋을 때 쉬어가면 오히려 우천취소 이후 좋은 흐름이 꺾일 수도 있다. 1~2리 차 접전을 벌이는 타격왕 경쟁자들이 장맛비에 민감한 건 당연하다.
다승왕 경쟁도 마찬가지. 우천취소 경기가 속출하면 감독들은 에이스 위주의 로테이션을 짠다. 다승 선두권에 오른 투수들의 경우 장맛비로 자신의 로테이션 순서나 일정이 크게 바뀔 가능성은 낮다. 다만 자신의 등판일에 경기가 취소된다면 상황에 따라 등판 순번을 완전히 건너뛸 수 있다. 그럴 경우 다승경쟁서 손해를 볼 수 있다. 다만. 신재영의 경우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입장이라 장맛비 변수에서 자유롭다. 다승왕 경쟁이 두산 독주체제 속 싱겁게 끝날 것으로 내다볼 수 없는 이유다.
[테임즈(위), 김문호(가운데), 신재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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