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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예능신(神)은 언제, 누구에게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올 상반기에도 시청자를 웃기고 울린 예능인들. 그 중에는 유독 오랜 조연 생활 끝에 예능프로그램의 주역으로 급부상한 스타들이 많았다.
▲ '퓨리오숙' 김숙
개그맨 윤정수에게 김숙이 행운이듯, 김숙에게도 윤정수와 함께 한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 출연은 '신의 한 수'였다.
지난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믹 커플의 탄생으로 시작된 김숙 열풍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여전히 가부장적인 요소가 곳곳에 남아있는 한국 문화를 풍자한 가모장 캐릭터로 "남자는 조신하게 살림을 해야지. 살림은 집 안에서 잘하는 사람이 하는 거야", "남자는 이런데서 돈 쓰는 거 아냐", "긴 바지랑 긴 팔 입고 다녀", "어디 남자가 아침부터 인상을 써" 등 김숙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퓨리오숙'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녀의 활약은 '님과 함께2' 밖에서도 이어졌다. 여성예능의 부활을 목표로 내건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론칭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이끌었다. 또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여자예능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 '프로불참러' 조세호
지난 2001년 데뷔 이후 양배추라는 예명으로 활동해 온 조세호는 '타짱'을 제외하면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서 활약한 경험은 많지 않은 예능인이었다. 지난 2014년 방송된 SBS '룸메이트 시즌2' 출연으로 중화권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국내에서의 큰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런 조세호에게 2016년 상반기는 반전의 시기였다. 우선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 합류였다. 청춘스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우결'에 조세호가 합류한다는 소식에 시청자들은 그저 '웃음 담당 커플' 정도의 역할만을 기대했다. 하지만 걸그룹 피에스타 차오루를 배려하는 그의 섬세한 모습에 대중의 몰입도 높아졌다.
또 하나의 반전은 "너 왜 안재욱 결혼식 때 안 왔어?"라는 가수 김흥국의 질문이었다. 지난해 방송된 MBC '세바퀴'에서 김흥국은 조세호를 향해 뜬금없는 질문을 건넸고, 조세호는 억울한 표정으로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답을 내놨다. 이 황당한 대화는 뒤늦게 네티즌 사이에서 패러디 대상으로 활용됐고, 조세호는 '프로불참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이 엉뚱한 놀림을 여유로 받아들이고 개그로 활용한 것은 조세호의 능력이었다. 덕분에 조세호는 '우결', JTBC '잘먹는 소녀들', 온스타일 '더 바디쇼3', KBS 2TV '해피투게더3' 등 각 방송사가 앞다퉈 찾는 대세 예능인이 됐다.
▲ '바리 바리 양세바리' 양세형
양세형의 콩트 능력은 진작부터 검증된 것이었다. 2003년 데뷔 이후 양세형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과 tvN '코미디 빅리그'를 통해 수많은 인기 코너와 유행어를 탄생시켜왔다.
그런 검증된 콩트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공간이 바로 MBC '무한도전'이었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지만, 모든 상황이 멤버 간의 상황극으로 이어지는 '무한도전'에서 양세형은 순식간에 '관심병', '마음의 소리' 등 캐릭터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4월 '퍼펙트 센스' 특집 출연 이후 '무한상사', '릴레이툰' 특집에 함께 하고 있는 양세형은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에 현시점 가장 가까운 남자다.
▲ '아직도 쌈자를 몰라?' 민경훈
가사를 틀린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회자가 될 때도, 지난해 JTBC '히든싱어4'를 통해 모처럼 방송으로 팬들을 만난 순간에도 민경훈이 이토록 웃긴 사람일 줄은 몰랐다.
JTBC '아는 형님'의 제작발표회 당시 여운혁 CP는 "민경훈은 본인이 원하는 녹화에만 참여해도 된다"라는 파격적인 섭외조건을 공개했다. 예능에 익숙지 않은 그를 배려한 발언이었겠지만, 반년여가 지난 지금 민경훈은 뜨는 예능 '아는 형님'을 이끌고 있는 주축 중 한 명이다.
베일을 벗은 '예능인' 민경훈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남자였다. 그는 강호동의 귀에 "유재석이 좋아"라고 속삭이고, 신경전을 벌이다 날아차기를 하는 등 '예능계 호랑이' 강호동을 위협하는 천적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여성게스트를 향해서는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하고, '가능성이 없는' 상대에 대해서는 관심을 잃는 솔직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JTBC, M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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