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는 최영필이 필요하다.
최영필은 1974년 5월 13일생, 올해 만 42세다. 현재 KBO리그 최고령 선수. 그는 2014년 KIA에 입단,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불태우고 있다. 불혹에 입단한 KIA에서 한화, SK시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간다. 물론 불펜 비중이 훨씬 더 높다. 불펜에서도 필승계투조와 추격조, 롱 릴리프, 원 포인트 릴리프를 고루 오가며 전천후 역할을 수행한다. 김기태 감독은 1~2군 엔트리를 많이 교체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최영필만큼은 1군에서 좀처럼 내리지 않는다. 그만큼 믿음이 두텁다.
김 감독은 28일 광주 LG전 선발투수로 최영필을 예고했다. 5월 15일 광주 한화전서 2⅓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실점한 뒤 시즌 두 번째, 약 100일만의 선발 등판. 아무래도 선발보다는 첫 번째 투수에 방점이 찍힌다.
▲진정한 마당쇠
최영필은 올 시즌 24경기서 1승2패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 중이다. 이미 40경기를 넘긴 권혁, 송창식(이상 한화)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팀 내에선 필승계투조 홍건희(30경기), 김광수, 심동섭(이상 26경기)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호출됐다.
최영필은 지난해 메인 셋업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세부 역할을 한정하지 않은 채 등판한다. 어떻게 보면 지난해보다 올 시즌 컨디션 관리가 더욱 쉽지 않다. 등판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진정한 마당쇠다.
대신 김 감독은 최영필에게 최대한 투구간격을 보장해주며 배려한다. 올 시즌 연투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등판 후 적어도 1~2일은 휴식을 보장했다. 한화, SK 시절 막판 은퇴위기에 몰렸던 걸 감안하면 KIA에서 최영필의 존재감은 막강하다. 선수생활을 오래하길 원하는 최영필도 철저한 몸 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을 산다는 후문이다.
▲명암
젊은 투수도 특정한 세부보직 없이 시즌을 보낼 경우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 42세의 최영필이 젊은 투수도 하기 힘든 역할을 소화해내는 건 의미 있다. 여러모로 KIA 마운드에 최영필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그가 선수생활을 언제 마칠지 모르지만, KIA는 최고령 투수를 쏠쏠하게 써먹고 있다.
역설적으로 최영필의 존재감은 곧 KIA 마운드의 취약한 저변을 의미한다. 28일 광주 LG전은 5선발 등판일이다. 윤석민이 장기간 이탈하면서 김 감독은 이 자리에 젊은 투수들을 두루 기용해왔다. 그러나 누구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결국 다시 한번 최고령 투수에게 임시 선발을 맡겼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심동섭과 홍건희를 꾸준히 기용하며 장기간 활용 가능한 젊은 불펜 자원을 확보했다. 최근 1군에 합류한 한승혁과 임기준도 마찬가지. 점진적으로 최영필의 역할이 줄어들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완성된다. 그러나 선발진은 오히려 뉴 페이스 발굴에 애를 먹는다. 수년전 배출한 양현종과 윤석민의 뒤를 이을 영건이 보이지 않는다. KIA의 분명한 과제다. 결론적으로 여전히 KIA는 최고령 마당쇠 최영필이 필요하다.
[최영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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