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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300만 돌파하면 섹시댄스 출 거예요. 이상한 섹시댄스를 준비 중이요. 정통 섹시댄스는 자신이 없어요(웃음).”
기자시사회 호평에 자신감을 얻었을까. 2일 삼청동 카페에선 만난 오연서의 눈은 반짝였다. 충무로에선 ‘국가대표2’를 다크호스로 꼽았다. ‘빅4’(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터널)에 밀려 기대를 받지 못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아이스하키의 박진감과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국가대표2’는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급조된 한국 최초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가슴 뛰는 도전을 그린 감동 드라마. 오연서는 쇼트트랙 세계 랭킹 5위였다가 물의를 일으켜 퇴출된 뒤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채경 역을 맡았다. 극중에서 ‘국민밉상’으로 불리며 에이스 리지원(수애)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인물이다.
“세계 랭킹 5위였다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인물이지만, 자존심이 센 인물이예요. 아이스하키 팀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하고 짜증나는 일이죠. 다른 멤버들을 ‘무시’하고요.”
채경은 가족이 없다. 홀로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리지원과 싸우다 “넌 응원해줄 가족이라도 있잖아”라고 말하는 대목이 그의 아픔을 대변해준다. 밑바닥부터 고군분투하며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2’의 이야기는 자신의 삶과 오버랩됐다.
“저도 10년간 무명생활을 겪었어요. 포기할까도 생각했죠. 난 뭐가 부족해서 안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신기하게도 기다리니까 기회가 오더라고요. 지금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청춘들도 저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2002년 중학생 시절,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사회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걸그룹으로 데뷔했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막막했다. 조바심이 났다. 그 시절을 후회하지 않는다. 연기 경력의 자양분이 됐다. 동국대 재학시절, 새벽 2시까지 연극 연습을 끝내고 첫 차가 올 때까지 조그마한 슈퍼마켓에서 뻔데기탕과 구운 햄에 소주를 마시며 청춘을 지새웠다. 그런 노력과 인내가 오늘의 오연서를 만들었다.
“늘 도전하려고 해요. 내 안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왔다 장보리’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번에도 스포츠영화에 처음 도전했잖아요. 몸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죠.”
첫 촬영은 갯뻘에서 운동하는 장면이었다. 발이 쑥쑥 빠졌다. 고관절에 통증이 왔다. 참았다. 진흙을 씻기 위해 민박집에서 여배우들이 차례로 줄을 서서 샤워를 했다. 잠시 숨을 돌리려고 하니까, 논두렁을 달리라고 했다. 숨을 헉헉거리며 뛰고 또 뛰었다. 막상 편집본을 보니까 통편집됐다. 입이 삐죽 나왔다.
“우리끼리 ‘공공의 적’을 만들어서 뒷담화를 했죠(웃음). 첫 촬영부터 갯벌에서 뒹굴러서 더욱 친해졌어요. 빠지면 꺼내줘하니까요. 여배우들끼리의 동료애는 잊지 못할 거예요.”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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