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에서 터져 줬으면 좋겠어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7)의 진심이었다. 2002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박용택은 어느덧 프로 15년차에 다다랐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데뷔하자마자 팀의 3번타자를 꿰차며 한국시리즈란 큰 무대를 경험했다. 그런데 지금껏 그게 박용택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일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박용택의 통산 1760경기째가 열린 11일 잠실구장. 박용택은 네 번째 타석이었던 7회말 원종현의 133km 슬라이더를 우전 안타로 연결, 통산 2000안타란 금자탑을 쌓았다. KBO 리그에서 박용택을 비롯해 단 6명만 해낸 대기록이다.
2000안타를 달성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박용택이 노력한 세월이 얼마나 길었는지 짐작케한다.
지금 LG는 크고 있는 유망주들이 눈에 보인다. 팀 타선의 리더이자 교과서 같은 존재인 박용택은 후배 선수들의 성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박용택은 "우리 팀의 유망주나 기대한 어린 선수들이 어느 해보다 잘 할 수 있는 확률도 높았고 기대감도 컸었다"라면서 "아직은 그 기대치에 만족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좀 더 잠재력을 폭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우리 팀에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박용택은 "사람들이 '탈LG 효과'를 말하지 않나.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에서 터져 줬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나타냈다.
박용택은 신인 시절인 2002년 이후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000안타란 대기록을 달성하면서도 우승 반지와는 인연이 없었다. 박용택의 마지막 소원 역시 우승이다.
"우승은 꼭 하고 싶다"는 박용택은 "최근 '몇 살까지 야구를 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내가 우승을 하면 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아마 야구를 관둬도 여한이 없지 않을까"는 말로 우승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한지 알려줬다.
LG는 박용택을 필두로 성장을 진행 중인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더해진다면 가을야구행 티켓도 어렵지 않게 손에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8연승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LG 박용택이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4-2로 승리하며 8연승을 질주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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