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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희망을 찔렀다.
한국펜싱이 리우올림픽을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로 마감했다. '펜싱 코리아'의 서막을 열었던 2012년 런던올림픽(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보다는 부족한 성적이다. 그래도 세계 펜싱계에서 한국의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이후에도 인천 아시안게임서 아시아 최강임을 확인했다. 이후에도 각종 국제대회서 꾸준히 경험을 쌓으며 리우올림픽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베테랑들이 물러났고, 신예들이 치고 올라왔다.
대표적인 선수가 남자 에페 금메달을 따낸 박상영(21, 한국체대)이다. 박상영은 세계랭킹 21위에 불과했으나 톱랭커들을 잇따라 꺾었다. 결승전서 베테랑 제자 임레(헝가리)에게 대역전승하며 세계랭킹을 3위까지 끌어올렸다. 박상영은 에페 단체전서는 한국의 8강 탈락을 막지 못했으나 임레와의 맞대결서는 또 다시 판정승하며 개인전 우승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입증했다. 특히 순간적으로 검을 쭉 뻗어 찌르는 공격 기술(플레시)은 세계 정상급으로 인정 받았다.
남자 사브르 김정환의 동메달도 값졌다. 런던올림픽 단체전서 금메달을 따낸 뒤 2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정환은 어느덧 만 33세 베테랑 대열에 들어섰으나 구본길에 밀려 국내 2인자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 동메달로 그 한을 조금 풀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서 3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할 수도 있다.
여자 펜싱은 런던 대회와는 달리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김지연이 여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전서 충격의 탈락을 당했다. 신아람도 여자 에페 32강전서 패배하면서 런던올림픽 준결승전 1초 오심의 한을 풀지 못했다. 베테랑 남현희도 플러레 32강전서 패배했다.
그러나 여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 윤지수와 서지연 등 젊은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은 건 수확이다. 여자 펜싱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서면서 신구조화가 이뤄졌다. 메달권에 가까워지지는 못했지만, 미래가 밝은 선수가 많다.
다만, 전반적으로 펜싱의 본고장 유럽의 한국 견제 수위가 올라간 건 분명한 듯하다. 실제 몇 차례 애매한 판정이 있었다. 한국으로선 그마저도 극복해내는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국 특유의 발펜싱은 유럽 강국들에 많이 노출됐고, 분석이 됐다는 평가도 있다. 펜싱 저변을 넓히면서 한국만의 또 다른 무기를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박상영(위), 김정환(아래), 사진 = 리우(브라질)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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