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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영국과 인도, 프랑스와 기니, 이탈리아와 리비아, 그리고 한국과 일본. 지배국가와 식민통치의 아픔을 가진 피지배국가 출신 대표들이 한국의 71주년 광복절 당일 토론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15일 밤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의 광복절 특집에서는 '식민 역사와 독립'이 토론 주제로 다뤄졌다. 영국 네이슨과 인도 럭키, 프랑스 오헬리엉과 기니 가심, 이탈리아 알베르토와 리비아 아미라, 미국 마크와 멕시코 크리스티안, 그리고 일본 오오기, 중국 왕심린, 한국의 조승연 작가가 각국의 대표로 함께 했다.
먼저 중국 왕심린은 난징 대학살 등을 언급하며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일본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를 듣던 일본 오오기는 "한국, 중국 식민 지배에 관한 내용이 일본 교과서에 있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는 주제다. 자세한 내용은 없고 그보다는 진주만 공격과 원자 폭탄 투하 등을 배운다.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당했다는 피해자 입장을 배우는 편이다"고 고백했다.
MC 전현무는 "일본의 역사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건 확실한 것 같다"고 반응했고, 오오기는 "젊은 사람들이 역사를 좀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의를 표했다. 이를 듣던 이탈리아 알베르토는 "일본 젊은 사람의 탓이 아니다. 역사 교육은 정부가 할 일이다"며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대표로 자리한 조승연 작가도 입을 열었다. 그는 "한국, 중국, 일본은 역사를 각자 얘기한다. 그러다보니 서로 불만만 쌓이고 풀 기회가 없다. 젊은이들이 섞여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세대를 거치면서 앙금을 풀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오오기도 "나도 한국에 와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 많다. 위안부 문제도 한국에서 피해자의 입장을 알게 됐다"며 공감을 표했다.
과거의 실수를 인정한다는 면에서 모범적인 사례는 독일이었다. 독일 대표 닉은 "독일은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배운다. 수학여행으로 아우슈비츠에 가서 부끄러운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운다. 피해자 입장 중심으로 교육한다"며 과거 지배국가의 올바른 태도를 말하기도 했다.
매년 광복절이 찾아올 때마다 각 방송사는 다양한 특집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이날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그 어떤 특집보다 깊은 토론과 진한 울림을 이끌어 낸 의미있는 한 시간이었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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