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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국민들에게 힘이 돼 뿌듯하다."
펜싱대표팀의 막내 박상영(한국체대)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상영은 취재진과 팬들의 열렬한 환호에 얼떨떨한 표정으로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야말로 기적의 드라마였다. 박상영은 지난 1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서 게자 임레(헝가리)에게 15-14로 승리했다. 2회전을 9-13으로 마친 뒤 3회전 상대에게 먼저 14점째를 내줬으나 10-14에서 연속 5득점에 성공, 기적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는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김영호(플러레) 이후 16년만의 남자 개인전 우승이자 에페 개인전 한국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박상영은 “한국에서 전 국민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라며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박상영과의 일문일답.
-지금 소감이 어떠한가.
“그냥 얼떨떨하다. 말이 잘 안 나올 정도다. 이제야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비행기에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왔나.
“팬들, 기자님들이 얼마나 오셨을까, 한국에 가서 어떻게 쉴까 등등 여러 생각을 하며 왔다.”
-이렇게 스타가 된 것을 알고 있었나.
“리우에서는 인터넷이 잘 안 돼 가끔 친척들과 모바일 메신저로만 연락을 했다. 그래도 국민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셨다는 건 알고 있었다.”
-경기 중간에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혼잣말하는 게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국민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는데.
“사실 국민들을 감동시키려고 그런 말을 한 건 아니다.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그래도 그런 말로 국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고 하니 뿌듯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적의 금메달이었다. 경기 도중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나.
“사실 9-13으로 지고 있을 때 포기도 생각했다. 은메달도 잘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기회가 흔치 않아 희망을 잡아보려고 혼자서 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할 수 있다’라는 말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나.
“사실 할 수 있다는 말은 여러 힘든 분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말이다. 이길 수 있다는 결심보다는 희망이자 소망이었다. 그만큼 나는 절박했다.”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다면.
“국민 여러분 응원 덕에 이런 기적적인 결과가 나왔다. 지금에 안주하지 않겠다. 4년 뒤 올림픽에서 이런 부분이 짐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모두 극복해 좋은 플레이 펼치는 선수가 되겠다.”
-가족들에게도 한 마디 한다면.
“어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내가 예민해서 화도 자주 냈는데 모두 이해해주셨다.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인터뷰가 끝나고 집에 가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일단은 푹 자고 싶다. 지금 너무 피곤하다. 삼겹살을 가장 먼저 먹고 싶다.”
[박상영. 사진 = 인천공항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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