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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원티드', 시청률로 판단 못할 가치가 분명 있었다.
18일 방송된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는 국내 최고 여배우 정혜인(김아중)이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 쇼에서 범인의 요구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고군분투기를 담은 리얼리티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다.
사실 '원티드'는 경쟁작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김우빈, 이종석의 대결로 화제를 모은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MBC 수목드라마 'W'가 시청률 싸움을 벌이고 화제성을 가져가면서 '원티드'는 한발 물러서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목드라마 중 최하위 시청률이라고는 해도 그렇게까지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아니었다. 또 보통 시청률 꼴찌 드라마라면 화제성까지 떨어지는데 '원티드'는 그렇지 않았다. '원티드' 고정 시청자들과 함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갔다.
'원티드'는 고정 시청자들이 시청률을 책임지고, 탄탄한 이야기 및 배우들의 열연이 호평을 이끌어냈다. 단순히 보여지는 수치와 반응에 의존하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저 한 편의 완벽한 작품이 되기 위한 소신이 돋보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결점이 없었다. 정혜인(김아중) 아들 유괴사건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겉잡을 수 없이 커졌고, 배후를 밝혀 나가는 과정이 긴장감을 높였다.
스릴러 속에서 '원티드'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 있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참혹한 진실이 밝혀졌다. 이와 함께 실제 사회적 문제를 연상케 하는 진실이 시청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줬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그러 했고, '원티드'의 묵직한 메시지였던 현대 사회의 잔혹한 감정이 그러했다.
소재 역시 독특했다. 아들이 유괴된 배우 정혜인이 범인의 뜻대로 생방송 '정혜인의 원티드'를 진행하며 범인의 미션을 수행해 나간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일어날 수 없는 일 같으면서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이야기였기에 공감도 가능했다.
처음엔 범인을 쫓다가, 범인이 밝혀진 뒤에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범인을 탓할수만은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 하며 모두를 반성하게 만들었다. 무관심과 이기심 등 현대인들이 무의식 중에 갖고 있는 감정들을 꼬집으며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시청률이 높지 않다고 해서, 화제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이 드라마를 판단할 수 없었다. 이 드라마의 가치는 존재 자체로 빛났다.
한편 '원티드' 후속으로는 '질투의 화신'이 방송된다.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 이화신(조정석)과 재벌남 고정원(고경표)이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공효진)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이 망가져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로 오는 24일 오후 10시 첫방송된다.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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