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②] '그래, 그런거야' 남규리, 우린 그녀를 다시 봐야 한다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대중은 연예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선입견으로 바라본 이미지가 그렇게 만들고, 의도지 않게 벌어지는 상황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게 만드는 것을 방해한다.

남규리도 그런 선입견 속에 살아 왔다. 일부 대중은 그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보다 색안경을 쓴 채 바라보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씨야로 데뷔, 가수로 먼저 대중을 만난 뒤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이기에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오해들도 분명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의 상황들을 깊이 알려 하지 않았다. 마음대로 그녀를 판단했다.

그러나 우리는 남규리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최근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를 통해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주며 진정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그녀는 선입견 속에 바라보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빛을 갖고 있었다.

그녀의 진심은 연기를 임하는 자세에서 느껴졌다. ‘그래, 그런거야’에서 그녀가 연기한 이나영은 사돈 유세준(정해인)과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을 버렸다. 사실 무조건 이해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남규리의 연기를 통해 그의 상황이 무조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남규리는 “‘왜 이렇게 하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히 이랬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며 “이번에 제일 집중한 것이 공감이었다”고 밝혔다.

“어떻게 하면 공감을 줄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개연성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고요. 감독님께서도 ‘개연성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아셨냐’고 했더니 ‘그게 보인다’고 하셨죠. 빨리 캐치하고 공감을 할 수 있게 해야 되니까 제 머릿속엔 공감, 공감, 공감뿐이었어요. 개연성과 공감이 중요한데 제가 공감하는 게 먼저니까요. 제가 즐겁게 해야 보는 사람도 더 공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온통 공감만 생각했기 때문일까. 시청자들은 그녀의 캐릭터에 몰입했다. 그녀의 선택을 지지했다기보단 용감한 선택을 한 그녀를 지지했다. 이나영과 달리 유세준은 우유부단하고 답답했기 때문에 더 이나영 캐릭터에 몰입했는지도 모른다.

남규리는 이같은 반응에 대해 “내가 느끼는 것을 역시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는 것 같다”며 “노래했을 때도 내가 스스로 감동을 받은 건 모두가 느낀다. 내가 짜릿하고 정말 마음을 다해 부르는 노래는 사람들도 알고 그 앨범이 잘된다”고 말했다.

“연기도 마찬가지에요. 시청률은 하늘의 뜻인데 어쨌든 기회가 생겼을 때 열심히 해서 잡으려는 진심은 모두가 아시죠. 이번 역할은 점점 분량도 많아지고 비중도 커져서 진심을 다해 그 기회를 잡고 싶었어요. 물론 그 전에는 그렇게 기회를 잡으려 노력하다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계속 새롭게 해보려고 노력하다보니 조금씩 공감을 얻더라고요. 결국엔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사람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그 진심도 전해지는 것 같아요.”

남규리는 밝고 긍정적인 이나영을 보며 ‘김수현 선생님이 어느 정도 나를 꿰뚫어 보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없는 걸 쓰지는 않는다는걸 새삼 느꼈다. 그럴수록 더 자신 안에 있는 진심을 끌어내 연기하려 했다. 두 번째 부름에 진심을 다한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 그런거야’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절실함도 더욱 커졌다. 실제로도 남규리는 연기에 대해 절실하다. “많이 찾아주시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나의 소망”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사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기회가 흔치 않죠. 제가 작품을 고른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신데 전 절대 그렇지 않아요. 작품이 오기만 한다면 정말 다 하고 싶죠. 전 모든 준비가 돼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끊임없이 뭘 배우고 부지런하게 무언가를 하거든요.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요.”

길지 않은 인터뷰 시간, 그럼에도 남규리의 진심은 전해졌다.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느껴졌고, 열정이 보였다. 간혹 의도치 않게 오해 받고 있는 이미지 속에 상처 받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았다. 스스로를 치유하며 자신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녀가 다시 보였다. 대중에게 그녀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전하고 싶었다.

남규리는 말했다. “세상의 풍파가 날 흔들려고 할 때마다 나 자신은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길게 보고 있다”고.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에 있어서 절실함을 가지라고 천천히 오나 봐요. 연기자로 활동하는 게 너무 당연하고 풍족하다 생각할 수 없게 하는 이유가 분명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계속 열심히 길게 보고 연기하려 해요.”

[남규리.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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