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올레' 신하균 "낄낄거리며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여전히 스크린 속 제 연기는 쑥스러워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하균신(神)' 신하균은 19일 오후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레'가 표현하고자 했던 대로 영화가 잘 나온 거 같아요. 개인적인 부분은 쑥스러운 게 많네요"라고 입을 열었다.

그의 신작 '올레'는 일상에 지친 어른에게 전하는 힐링 무비다. 희망퇴직 권고를 받은 대기업 과장 중필(신하균), 사법 고시생 수탁(박희순), 은퇴한 아나운서 은동(오만석) 세 절친이 갑작스럽게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은 이 뜻밖의 여행을 통해 사회생활에 치여 잊고 지냈던 삶의 한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한 박자 쉬어가는 쉼표를 맞이한다.

"'올레'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좋아서 작품을 선택했어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어렵지 않게 웃으면서 볼 수 있도록 표현한 것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보면서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또 제가 그동안 안 보여드렸던 캐릭터이기도 했고요."

지나치게 겸손한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역시나 믿고 보는 배우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신하균은 극 중 중필 역할을 맡아 기존 묵직한 이미지를 벗고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까칠한 아재의 면모부터 오지랖 넓은 모습, 사랑에 서툰 소년미, 친구들과 있을 땐 철 없는 장난꾸러기까지 팔색조 매력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코믹 연기 도전이 배우 박희순, 오만석을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세 역할의 합이 잘 맞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누구 한 명이 작품을 짊어지는 것이 아닌 셋의 조합이 가장 중요했는데 제가 평소 좋아하던 박희순 선배, 동갑내기 오만석을 만난 덕분에 시너지 효과를 이뤘어요. 제주도 로케이션 당시 매일 막걸리를 함께 마시면서 대화도 자주 하고 무척 재밌게 보냈습니다."

세 배우의 남다른 케미는 영화 속에 고스란히 묻어나 몰입감을 높인다. 이 절친들이 게스트하우스라는 낯선 공간에서 펼치는 짜릿한 일탈은 보는 이들뿐만 아니라 신하균 본인에게도 대리만족을 시켜줬다. 정작 신하균은 일탈을 경험해본 적이 딱히 없다고 한다. 연기신답게 일탈의 맛도 연기로 느낀다고.

"대학 시절에는 동아리 활동으로 마당극에 참여해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네요. 1학년 마치고 군대에 가고 제대해서 곧바로 동아리 활동으로 이어졌거든요. 학창 시절엔 수줍음 많고 그냥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하는 그런 학생이었어요. 일탈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아니지만 제가 고등학교 때는 당구장 출입이 금지였는데도 갔다는 정도? 하하. 사실 전 희로애락을 작품에다가 쏟아내는 사람이라서요. 음 그래도 현실에 도망가고 싶을 때는 여행길에 오르는 게 다예요. 법의 테두리에 벗어나는 일은 하지 않는답니다. 전 술을 좋아하지만 인사불성 하게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워요."

'올레'는 채두병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그가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았다. 신하균을 비롯해 박희순, 오만석은 20여 년 경력의 무게를 내려놓고 이 신인 감독의 디렉션에 온전히 따랐다.

"감독님께서 어떻게 촬영하실지 감이 잘 안 잡혔어요. 현장에서 보니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오셨더라고요. 탁월한 판단력과 리더십의 소유자로 저희를 진두지휘하셨어요. 촬영할 시간과 분량은 정해져 있고 현장에선 선택과 집중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유연하게 잘 이끌어주셨어요. 배우들의 이야기도 귀 기울여 주시고 정말 재밌게 촬영했어요. 또 시나리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느낌이 살아 있어 대본에 충실해 연기했습니다. 제가 원래 애드리브를 잘 시도하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 굳이 할 필요가 없었어요."

이번 작품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듯 말문이 터졌다. 신하균이야말로 필모그래피에 작품을 올린 것이 아닌, 삶에 쉼표를 찍은 모습이었다. 끝으로 그가 얘기하는 '올레'에 대해 들어봤다.

"'올레'는 여행 판타지를 그리면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뤄 큰 공감을 모으는 작품이에요. 박장대소는 아니더라도 낄낄거리면서 볼 수 있는 유쾌한 영화입니다. 시원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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