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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손연재(연세대)의 예상대로 채점기준은 엄격했다.
FIG(국제체조연맹) 리듬체조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시리즈, 그리고 올림픽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채점 기준이다. 손연재는 이미 수 차례 "올림픽은 다른 대회보다 채점기준이 엄격할 것이다"라고 예상해왔다.
실제 그랬다. 20일 개인종합 예선을 치른 결과, 19점대 점수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세계랭킹 공동1위 마르가티나 마문(러시아),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조차 19점대 점수를 찍는 게 쉽지 않았다. 쿠드랍체바의 경우 후프에서 조작 실수가 나오자 18점대 중반을 찍기도 했다. FIG 주관대회서 19점대를 밥 먹듯 찍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손연재도 마찬가지다. 후프에서 두 차례 실수를 범하자 17.466점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 체력을 끌어올리고, 댄싱스탭 강화와 포에테 피봇 업그레이드로 중무장한 손연재와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손연재는 몇 년전만해도 기복이 있었으나 올 시즌에는 거의 네 종목 모두 18점대 중반을 찍어왔다.
그만큼 올림픽 채점기준이 엄격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서 손연재의 동메달 경쟁자 안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는 물론 최근 주춤했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시)조차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손연재보다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 리자트디노바는 73.932점으로 3위, 스타니우타는 72.575점으로 4위.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몸 상태를 끌어올려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듯하다.
결국 손연재가 할 수 있는 건 본인의 말대로 실수를 더 줄이고, 끝까지 집중력 있게 연기를 펼쳐 감점요소를 줄이고, 손연재가 따낼 수 있는 점수는 모두 따내는 것이다. 올 시즌에 들어가면서 각 종목별로 댄싱스텝을 곳곳에 가미, 꽉 찬 1분30초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각종 국제무대를 소화하면서 18점대 중반을 기본적으로 찍는 톱랭커로 또 한번 성장했다. 포에테 피봇 역시 발목을 꼿꼿이 세우는 동작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 개인종합서 그동안 쌓아온 내공을 잘 발휘했다.
손연재로선 올 시즌 보여줬던 모습을 올림픽서 그대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진짜 승부는 21일 개인종합 결선이다. 한 차례 실전을 치르며 몸을 풀었으니, 결선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부담감, 두려움, 책임감 모두 손연재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제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잘 이겨냈다.
21일 개인종합 결선은 리듬체조 톱랭커들의 진정한 승부다. 손연재는 런던올림픽 이후 4년간 이 무대만을 위해 달려왔다. 제천, 타슈켄트 아시아선수권 3관왕, 광주 유니버시아드 3관왕,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 세계선수권, FIG(국제체조연맹) 월드컵 시리즈 참가는 모두 올림픽 결선을 위한 모의고사였다.
마지막 힘을 짜내야 할 때다. 더 이상 리허설은 없다. 부담감도 이겨내야 한다. 그게 손연재의 숙명이다.
[손연재. 사진 = 리우(브라질)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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