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대한민국 펜싱뿐만이 아닌 올림픽 역사를 통틀어도 손에 꼽을만한 명장면이 연출됐다. 주인공은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21, 한국체대)이었다.
2016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개인 에페에 출전한 박상영은 지난 10일(한국시각) 열린 게자 임레(헝가리)와의 에페 결승전에서 15-14 역전승을 따냈다. 200 시드니올림픽 김영호(플러레) 이후 올림픽서 나온 16년만의 펜싱 남자 개인전 금메달이었다.
무엇보다 드라마틱했던 것은 경기내용, 박상영이 남긴 ‘명대사’였다. 박상영은 3회전 중반 10-14로 몰려 패색이 짙었다. 종목을 막론하고 매치포인트에 놓인 선수가 지녀야 할 부담감을 감안하면, 뒤집기가 쉽지 않은 위기였다. 실점 없이 연속 5득점을 하는 게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박상영은 혼잣말을 되뇌었다. “그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박상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열을 다듬었고, 수세에 몰린 와중에 오히려 과감한 공격을 연달아 펼치며 거짓말 같은 연속 5득점을 성공시켰다. 박상영의 대역전 드라마는 그렇게 완성됐다.
박상영의 역전승은 스포츠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너에 몰린다고 포기하는 게 아닌, 할 수 있다는 마인드컨트롤과 더욱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자세로 결국 최강자 됐다는 면에서 대단한 의미를 지니는 결과다. 박상영의 혼잣말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양강장제 CF로 패러디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박상영은 올림픽을 앞둔 지난 3월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고, 이 탓에 올림픽 메달 획득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었던 선수였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기적을 연출한 셈이다. 더불어 박상영의 나이는 아직 21세에 불과하다. 리우올림픽은 박상영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무대였던 셈이다.
한편, 대한민국 펜싱대표팀은 리우올림픽에서 총 금1, 동1을 획득했다. 역사상 최고인 금2, 은1, 동3을 따낸 2012 런던올림픽에 못 미치는 기록이지만, 박상영을 통해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김정환 역시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개인 사브르에 출전한 김정환은 16강서 산드로 발라제(조지아)를 15-14로 제쳤고, 기세를 몰아 4강까지 진출했다. 김정환은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동메달결정전에서 모이타바 아베디니(이란)를 15-8로 완파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박상영(상), 김정환(하). 사진 = 리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