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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결국 명예회복은 없었다. 오히려 기권이라는 최악의 결과까지 나왔다. ‘마린보이’ 박태환(27, 팀GMP)에게 이번 올림픽은 반짝이지 않았다.
16일간 열전이 치러졌던 2016 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구기종목이 44년만의 노메달에 그쳤지만, 박상영(펜싱)의 극적인 금메달과 이대훈(태권도)의 스포츠맨십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었다.
다만, 박태환에겐 비극이었다. 애초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았던 건 아니지만, 객관적 전망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박태환은 400m 자유형(3분 45초 63), 200 자유형(1분 48초 06), 100m 자유형(49초 24) 모두 예선탈락에 그쳤다. 1,500m 자유형은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박태환은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없었다. 금지약물복용에 따른 대한체육회의 징계로 국가대표 발탁 여부 자체가 불투명했고, 국가대표 선발을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기도 했다.
더불어 박태환은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징계를 받았던 터라 지난 4월 이전까진 대회를 통해 실전감각을 유지할 수도 없었다. 박태환이 리우올림픽에서 메달 가능성이 낮았던 이유였고, 스스로도 리우로 떠나기 전 가장 아쉬워했던 부분이었다.
무엇보다 아쉬움이 남았던 건 1,500 자유형 기권이었다. 박태환은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었던 데다 1,500m에 대비한 훈련을 갖는데 제약이 따라 출전을 포기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바랐던 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었음은 분명하다.
명예회복.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박태환은 리우올림픽을 마친 직후 2020 도쿄올림픽에 도전할 계획임을 암시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위한 A기준기록과 국가대표 선발전을 거쳐야 하지만, 어쨌든 의사만 바뀌지 않는다면 박태환에겐 명예회복을 위해 4년이라는 시간이 다시 주어진 셈이다.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등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영선수로 군림했지만, 현재의 박태환은 격세지감을 느낄만한 시기다. 리우올림픽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것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도 박태환 본인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4년 뒤 박태환의 나이는 만 31세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도쿄올림픽. 박태환은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달성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리우에서 실추된 자존심 회복은 이뤄질 수 있을까.
[박태환. 사진 = 리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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