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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MD인터뷰] 김소연 "중2 때 '공룡선생' 데뷔…엄마役 고민은 사치"

시간2016-08-22 06:30:01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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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처음에는 엄마 역할, 기혼 역할에 고민했어요. '내가 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 청춘물을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죠. 안일했어요. 그런 사치스러운 생각을 했다는 게 쑥스러웠습니다."

배우 김소연은 카메라 앞에선 늘 냉정하다. 자신을 지우고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온 정신을 다 집중한다. 실제로는 수더분하기 그지없고, 방송가에서도 '이렇게 착한 여배우는 또 없다'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털털한 사람인데 말이다.

MBC 주말극 '가화만사성'에서 6개월 넘게 비련의 여주인공 봉해령으로 울고 또 울었던 김소연은 '여배우로서 엄마 역할이 부담스럽지 않더냐?' 묻자 "'엄마'라는 이름 아래 연기할 수 있는 폭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렇게 큰 연기의 세계가 펼쳐지는데, 왜 진작 엄마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반성했다.

'가화만사성' 종영을 맞아 기자들과 공동 인터뷰를 진행한 그녀는 "한 분씩 인터뷰했어야 하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공동 인터뷰는 저보다 더 유명하신 분들이 하는 건데…,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연신 허리를 숙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이야기까지 굳이 묻지 않아도 술술 늘어놓던 그녀는 "하나라도 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하며 특유의 티 없이 맑은 얼굴로 웃었다.

데뷔가 1994년 SBS 드라마 '공룡선생'이다. "그때가 중2 때였다"는 김소연은 당시 고등학생 연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숱한 역할을 거치며, 같은 눈물도 다른 감정으로 흘릴 수 있는 시청자들의 소중한 배우로 성장했다.

"'공룡선생' 때는 오히려 연기를 어렵지 않게 생각했어요. 촬영장에 놀러 가는 기분도 있었거든요. 근데 어느 추운 날,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스탠바이' 하고 있는 것을 보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여기서 내가 잘하지 못하면 이 분들의 노고가 다 날아가는구나.' 그렇게 책임감이 느껴진 순간부터 연기가 더 어렵게만 느껴졌어요. 여전히 연기는 어렵고 두렵네요."

늘 겸손한 김소연은 '가화만사성'에서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많이 느꼈다며 "(이)필모 오빠가 너무 고맙고 미안했고, 원미경 선생님은 너무 존경스러웠다"고 했다. 막장이란 비판에 대해서도 "당연히 막장이 미화되면 안 되지만, 해령은 남편의 불륜이 아니었으면 현기의 손을 놓고 그 집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만 같다"며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시청자들에게 공손히 부탁했다.

'공룡선생'으로 처음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쳤던 그 소녀가 22년 후 '가화만사성'에서 폭풍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울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김소연은 '동안'이란 칭찬에는 손사래 치며 부끄러워한다. "아이고, 아닙니다. 요즘에는 그런 말씀, 팬 분들도 안 해주시는 걸요."

절친한 배우 홍은희와 "우리 잘 늙자"고 다짐했다는 김소연. 세월이 흘러도 그녀의 연기는 결코 아름다움을 잃지 않을 것만 같은 예감이다.

"3, 4년 전 일요일 아침이었어요. 통화하면서 홍은희 씨랑 그런 얘기를 했어요.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진실된 게 통할 때가 있다고요. 그 대화가 몇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아요. 나이가 드는 것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겁니다."

[사진 = 나무엑터스-SBS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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