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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첫 선을 보인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시청자들의 전폭적 사랑을 받았던 ‘아이가 다섯’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27일 오후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극본 구현숙 연출 황인혁)이 첫방송 됐다.
이날 방송된 1회는 초반 5분 안에 강하고 진하게 각각 인물들의 성격과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보여줬다. 1953년부터 원단을 들고 뛰어가던 어린 이만술이 1970년 청년 이만술이 돼 양복을 만드는 모습 그리고 2016년의 월계수 양복점의 모습이 그려지며 이곳이 이만술(신구)의 평생이 서려있는 곳임을 알게 했다. 이후 양복을 만드는 이만술의 모습이 담겼다. 이만술은 양복을 만들던 중 바늘에 손을 찔렸고, 한숨을 내쉬며 양복점 곳곳을 바라봤다.
그의 외동아들이자 미사 어패럴 부사장인 이동진(이동건)의 모습은 180도 달랐다. 기계화된 공장을 둘러보는 이동진은 정감 있는 월계수 양복점 속 이만술과 달리 냉철한 기운이 넘쳤다. 이후 주주총회장을 찾은 그는 축하 만찬주로 마실 와인을 보고는 선대 회장 유품인 와인을 가져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은 “손대지 말라는 윗분들의 지침이 있었다”고 말했고, 이동진은 “윗분들? 혹시 그 윗분들에 나는 포함이 안 되나요?”라고 되물었다. 이 말에서 미사 어패럴 내 권력다툼과 이 안에서의 이동진의 위치를 짐작케 했다.
이만술은 선대부터 이어져온 월계수 양복점을 이동진에게 넘기려 했지만 이동진이 이를 거부했다. 이런 이동진은 주주총회에서 사망한 장인의 후처인 고은숙(박준금)의 아들 민효상(박은석)에게 떼 놓은 당상인 줄 알았던 대표이사 자리도 뺏겼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부족할 것 없는 삶처럼 보였지만 정작 양복점을 운영하는 이만술보다 행복하지 못한 삶이었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푼 건 월계수 양복점 수석 제자인 배삼도(차인표)와 그의 아내 복선녀(라미란), 월계수 양복점의 맏딸인 이동숙(오현경), 왕년에 잘 나갔던 락발라드 가수 성태평(최원영)이었다.
배삼도와 복선녀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의 감초 커플. 배삼도는 허당기 넘치는 가벼운 모습으로, 복선녀는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할 때마다 웃음을 선사했다. 이동숙은 자신의 나이를 잊은 듯 한 없이 철이 없는 모습으로, 성태평은 화려했던 과거를 잊지 못하고 아직까지 톱스타인 줄 아는 허세남의 모습으로 배꼽 잡게 했다.
진지함과 코믹을 오가던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이만술의 회환 넘치는 내레이션으로 묵직함을 안겼다. 이만술은 “이 나이가 되어보니 산다는 게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주어진 것들을 한 땀씩 꿰매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이젠 내게 적은 시간만이 남았다. 문득 그 소중한 시간을 옷감에 붙은 먼지마냥 그냥 흩어져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분간 나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월계수 양복점의 사장, 최곡지(김영애)남편, 이동숙 이동진의 아버지가 아닌 사나이 이만술로 살고 싶다”는 편지를 남긴 채 떠났다.
그의 편지는 앞으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그동안 힘든 고난들을 이겨내고 자신이 아닌 가족을 위해 묵묵히 살아 온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것을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이만술을 중심으로 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들이 나누는 사랑과 우정,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길 등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웃게 하고 또 위로할 것임을 짐작케 했다.
1회부터 웃음을 안기고 치열하게 사는 우리 모두를 응원할 것이라 선포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이 드라마가 착하면서도 훈훈한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아이가 다섯’의 바통을 이어 받아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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