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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무한도전' 속에 살고 있다."
폐지까지 거론되던 초기의 낮은 시청률, 포맷 변경 후의 반전, 대한민국 대표 예능 등극, 셀 수 없이 많은 도전과 고비, 멤버의 하차, 새로운 멤버의 등장….
책으로 써도 한 권이 넘게 나올 것 같은 MBC '무한도전'의 역사를 500회 동안 함께 해 온 개그맨 유재석이 남긴 소감은 "'무한도전' 속에 살고 있다"란 문장이었다.
'무한도전'의 500회 특집이 1일 오후 방송됐다. 이날 방송의 주 내용은 영화 '아수라'의 배우들과 '무한도전' 팀이 벌이는 추격전을 담은 '신들의 전쟁' 특집으로 꾸며졌지만, 이에 앞서 멤버들은 한 자리에 모여 500회를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녹화가 시작되고 카메라에 담긴 멤버들의 소감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현장을 정리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을 보며 유재석이 던진 "500회가 됐네. 진짜. 참 신기하네"라는 혼잣말이었다.
그리고 시작된 녹화, 맏형 박명수는 500회의 추억이 담겨있는 축하케이크를 앞에 두고 "변함없는 사랑 감사하다. 처음 시작했던 멤버들이 계속 갔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1000회까지 열심히 하겠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나도 약을 먹고 더 힘을 내겠다"고 시청자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이어 멤버들은 각자가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도 꼽았다. 박명수는 "좀비특집 때 내가 사다리를 발로 찼다. 자기들(제작진)이 준비를 안 해놓고 내 탓으로 돌린다"며 특유의 투정을 부리다 "'돈가방을 튀어라'에서 선보였던 추격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하하도 "파릇파릇했던 시절이 기억이 많이 난다. 또 조정 때도 진짜 힘들었었다"고 추억을 떠올렸고, 최근 새롭게 합류한 양세형은 "난 요즘도 온라인에서 이모티콘처럼 쓰이는 박명수의 딱따구리 장면이 기억난다"고 얘기했다.
이에 박명수는 "그 때는 정말 와이프랑 사이가 안 좋았을때다. 그런데 요즘은 딸 민서가 '그 당시에 왜 그랬냐?'고 물어보기도 한다"며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는 순간을 털어놨다.
500회라는 회차에 담긴 수많은 기억들. 이를 듣고 있던 유재석은 "이렇게 '무한도전'은 우리 인생의 한 부분이다. 이 안에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무한도전' 안에서 살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도 앞으로 우리가 못 웃기면 질책해주시고, 재미있게 하면 많이 웃어줬으면 한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를 덧붙였다.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500회라는 의미있는 숫자를 채워낸 '무한도전'. 비록 하차한 멤버들을 향한 팬들의 그리움과 아쉬움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이지만, 그 반대편에서는 '신들의 전쟁' 특집의 결말처럼 새로운 멤버들이 또 다른 500회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한도전' 속에 살고 있다"라는 유재석의 한 마디에는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감내해온 노력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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