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이제 앞에서 나올 차례다.”
울산 모비스가 지난 1일 2016 KCC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 첫 경기를 치른 직후였다. 신인 선발과 관련해 얘기를 나누던 유재학 감독은 “(순위가)이제 앞에서 나올 차례다”라며 2016 드래프트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이제 하루 남았다. KBL은 오는 3일 2016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추첨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수 선발은 오는 18일 열리는 드래프트에서 시행되지만, 순위는 미리 갈려 ‘대어’로 분류되는 선수들의 행보는 일찌감치 예측할 수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이종현(고려대), 최준용(연세대), 강상재(고려대)가 ‘BIG.3’로 분류된다. 모비스 역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 12.5%라는 1순위 확률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유재학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를 통한 세대교체를 바라는 이 가운데 1명이다. 모비스는 그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만큼, 대어급 신인을 선발하는데 제약이 따랐다.
2004 신인 드래프트서 1순위로 선발된 후 간판스타가 된 양동근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로 선정되는 등 여전히 최정상급 가드로 활약 중이다. 다만, 양동근도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7살이 된다. 모비스에게 ‘양동근 시대’ 이후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한 셈이다.
▲ 당장 활용은 쉽지 않다!?
이번 드래프트에 나오는 자원 가운데 유재학 감독하면 연관 검색어처럼 떠오르는 선수는 최준용이다. 유재학 감독이 최준용을 2013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활용한 직후 “가드로 키워볼만한 선수”라는 말을 남겼기 때문이다. 최준용은 신장이 200cm에 달하는 포워드지만, 공을 다루는 자질만큼은 가드 못지않았기 때문일 터.
“대표팀에 있을 때 했던 얘기”라고 전제한 유재학 감독은 이어 ‘최준용이 모비스에 지명된다면?’이라는 가정을 덧붙이자 “오면 좋지 않겠나. 본인에게도, 팀에게도”라고 견해를 전했다.
물론 최악의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8개팀이 동일한 확률을 갖고 있는 만큼, 모비스의 순번은 최대 1순위지만 최악의 경우는 8순위가 된다. 유재학 감독은 “어디서 미리 뽑았는데 6순위가 나왔다고 들었다”라며 웃었다. 최근 포털사이트 라디오 진행자들이 재미삼아 진행한 드래프트 순위추첨서 모비스가 6순위에 그쳤던 것.
‘BIG.3’를 놓친다면, 모비스가 보완해야 할 포지션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유재학 감독은 “필요한 포지션은 많다. 슈터도 있어야 하고…. 일단 외곽라인이 보강됐으면 한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다만, 이종현을 포함한 ‘BIG.3’는 부상 탓에 현재 몸 상태가 썩 좋지 않다. 2016-2017시즌이 개막하자마자 즉시전력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유재학 감독도 이에 동의했다. 단순히 부상 때문만은 아니었다. “몸 상태가 좋다 해도 프로에서 뛸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어야 하고, 팀 전술도 익혀야 한다. 신인들은 빨라도 시즌 중반부터 전력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유재학 감독의 말이다.
▲“우리 팀 운명을 왜 다른 사람이?”
이번 드래프트는 사상 최초로 순위추첨과 지명을 이원화해서 진행된다. 이에 따라 NBA처럼 대어들의 행선지를 예측할 수 있게 돼 팬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각 팀들도 이에 맞춰 홍보 마케팅을 전개하는 게 가능해졌다. 지명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다만, 현재까지 순위추첨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 과거에는 KBL 사무총장이 직접 구슬을 굴렸지만, 이번에는 다른 방식이 도입될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왕 화제를 모으기 위해서라면 색다른 방법이 낫지 않겠는가”라며 사무국장 회의에서 논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구단 관계자들이 선발하는 안이 있었지만, 현재로선 제3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팀별 서포터즈도 얘기가 나왔고, “누가 뽑더라도 신분이 노출되지 않게 마스코트 탈을 쓰고 뽑자”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유재학 감독은 스스로 순위를 뽑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내가 뽑아서 후순위가 나오면 운이라고 받아들이겠지만, 우리 팀 운명을 남에게 맡겨야 하니…”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어쨌든 누가 순위를 뽑을 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있다.
사실 대어급이 아니라면, 팀 입장에서는 ‘누구를 선발하느냐’보다 ‘뽑은 후 어떻게 성장시키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모비스가 그간 양동근, 김시래(상무, 제대 후 LG로 복귀) 정도를 제외하면 대어를 선발하지 못했음에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원동력이기도 했다(함지훈의 지명순위 역시 10순위에 불과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드래프트 순위추첨. 12.5% 확률을 갖고 있는 모비스는 어떤 신인과 함께 2016-2017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유재학 감독.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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