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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춘몽'에서는 정범, 익준, 종빈. 세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잖아요, 그런데 현실에서 제겐 그런 일이 없네요."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호텔에서 만난 한예리는 밝았다. 아마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에 서는 어떠한 배우들보다도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테지만 '춘몽'이 개막작으로 선정돼 많은 관객들과 만나며 영화를 매개로 소통하고 있는 작업이 배우로서는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주변에서 왜 이렇게 센 역할과 평범하지 않은 역할만 하느냐, 라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에는 왜 이렇게 평범한 역할만 하느냐는 말을 듣고 있어요.(웃음) 의도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몰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춘몽' 속 캐릭터 예리는 익준, 종빈, 정범 세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다. 하지만 예리는 세 남자에게 동등한 사랑을 주는데, 이는 요즘 말로 어장관리와는 다른 이야기다. 예리에게 세 남자들은 동네 오빠이자 친구, 아들과도 같다. 한예리는 그 중에서도 유독 아픈 손가락을 정범 캐릭터라고 짚었다.
"아무래도 정범이인 것 같아요. 항상 뭔가 잘 안되고 아픈 일들이 너무 많고 늘 겉도는 느낌이 있어요. 익준은 장남이에요. 예리가 의지할 수 있고 아버지를 돌보는 맏이같은 느낌이었어요. 종빈은 마냥 귀엽고 어떻게 하면 더 챙겨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종빈을 대할 때가 가장 엄마같은 모습이었다고 생각해요."
한예리는 극중 예리가 세 남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이성적인 사랑이 아니라 서로 부족함 속에 느끼는 연민과 친근함이라고 말했다. 부족해서 인간적이고 그래서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지는 네 남녀다. 한예리는 그런 세 남자를 바라보는 예리 자체의 캐릭터에 대해 "바람이 불면 어느 쪽으로도 잘 흔들리는 잎사귀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최악이 하루'에 이어 이번 영화 '춘몽'에서도 세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로 분했다. "평소에도 인기가 많냐"라는 질문에 한예리는 "아니요"라고 곧바로 답이 튀어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현실에서는 인기가 없어요. 그렇게 세 명이 한꺼번에 좋아하는 일이 없죠. 그렇다고 두 명이 좋아한 적이 있었던 것도 아니에요. 하나라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최악의 하루'가 관계의 이야기였다면 '춘몽'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묻어나요. 좀 더 포괄적이고 확장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한예리.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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