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헥터는 헥터였다. LG 데이비드 허프와의 맞대결서 판정승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 에이스 양현종이 아닌 헥터 노에시를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헥터는 올 시즌 LG전 4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15로 좋지 않았다. 상대전적만 보면 양현종이 LG에 강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양현종이 시즌 막판 허프에게 두 차례 연속 판정패 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헥터를 믿었다. 헥터는 170만달러를 받고 입단한 투수답게 시즌 내내 꾸준한 호투를 했다. 6~7이닝을 2실점 내외로 막는 능력을 갖고 있다. 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상황에 따라 승부구로 구사할 줄 안다. 같은 패스트볼로 구속을 자유자재로 조절, 타이밍 싸움에 능하다.
LG는 박용택, 정성훈이 버티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젊은 타자들의 팀이다. 아무래도 포스트시즌 경험은 많지 않다. 헥터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초반 패스트볼 제구는 확실히 좋지 않았다. 김용의, 박용택 등 일부 컨디션 좋은 타자들은 헥터의 투구수를 늘리며 압박했다.
그러나 헥터는 노련했다. 지속적으로 승부구를 바꿨고, 타이밍 싸움을 했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포수 한승택에게 직접 사인을 냈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타격한 타자들에겐 힘을 빼고 변화구 승부를 했다.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었다.
헥터는 1회에만 28개의 공을 던졌고, 3회까지 50개 내외를 소화했다. 그러나 이후 점점 투구수를 아끼면서 7회까지 버텨냈다. 8회에 연속안타를 맞고 2실점(1자책)했으나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이 섞여있었다.
결국 헥터의 경제적인 투구가 빛을 발한 한 판이었다. 7이닝을 단 98개의 공으로 막아냈다.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넘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돌파하려면 헥터의 호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KIA로선 헥터 특유의 안정감과 영리한 피칭이 큰 경기에도 힘을 발휘하는 사실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수확이다.
또 하나. 헥터가 7이닝을 소화하면서 KIA는 불펜을 그만큼 아꼈다. 11일 진행되는 2차전서 불펜 총력전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만약 이날 승리하더라도 불펜 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면 2차전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KIA는 2차전서 LG와 대등한 입장으로 싸울 수 있게 됐다.
[헥터.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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