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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렇게 질척거리는 드라마는 처음이다.
13일 방송된 SBS 24부작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15회에선 세 주인공 표나리(공효진), 이화신(조정석), 고정원(고경표)의 '양다리'와 '집착'을 오가는 로맨스가 펼쳐져 시청자들의 울리고 웃겼다.
'질투의 화신' 역시 한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 삼각관계 로맨스이지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상투적 전개를 깨는 설정들에 있다.
특히 이날 방송된 15회가 대표적이었다. 여주인공 표나리는 화신과 키스하더니 곧 이어 정원에게는 "사랑한다"고 하는 등 대놓고 두 남자가 모두 다 좋다고 선언해버린 일명 '양다리 여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지금껏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주인공들이 자신의 마음에 애타고 끙끙 앓던 것과 달리 표나리는 두 남자에게 빠져버린 자신을 "최악이다"고 자책했다. 마냥 두 남자의 사랑을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던 기존 여주인공들과는 달랐던 것. 그것도 모자라 표나리는 화신과 정원에게 모두 "헤어지자"고 선언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표나리의 양다리를 흠 잡을 틈도 주지 않았다.
화신과 정원 역시 다른 남주인공들과 다르기는 마찬가지였다. 대개 남주인공들이 여주인공을 차지하기 위해 직진만 거듭하는 '백마 탄 왕자' 캐릭터로 그려지기 일쑤였는데, 화신과 정원은 그야말로 '질척대는 남주인공'이었다.
표나리의 이별 통보에도 전화를 걸어 "네 숨소리 듣고 싶어"라고 애원하고, 누구를 좀 더 좋아하는지 따지고 캐묻는 등 지금껏 봐온 멋지기만 한 남주인공들과는 달랐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재미있다'면서도 '현실적이다'는 평가도 많았다. 두 남자를 좋아하게 된 표나리처럼 사람의 감정이 뚜렷하게 경계를 나누기 힘든 법이고, 사랑에 빠지면 화신이나 정원처럼 누구나 질척대고 집착하는 시쳇말로 '찌질이'가 되는 게 사실이라는 반응이다.
[사진 = SBS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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